이복현 "금투세 강행 시 1400만 개인 혼란 유의해야 할 것"
금투협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 축사 "건전 지배구조 공론화도 필요...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주주로 확대해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가능성에 대해 반대 입장을 거듭 명확히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파크볼룸(5F)에서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열린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 축사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해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하고 치밀한 판단 없이 과거 기준대로 금투세 시행을 강행할 경우 우리 자본시장의 버팀목이 되는 1400만 개인 투자자의 우려와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투세는 개인투자자가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양도차익 5000만원 초과분에 대해 지방소득세 포함 기준 22%(3억원 초과분은 27.5%)를 과세하는 제도다. 당초 작년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내년부터로 한 차례 유예된 가운데 여당은 폐지, 야당은 시행 입장이다.
개인투자자는 금투세에 반발하고 있다. 오는 30일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 예정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현 시점에서의 금투세 강행은 수많은 개인투자자의 경제적 생명줄을 끊는 잔혹한 행위"라며 "숨은 뜻이 전국민 하향 평준화가 아니라면 당장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날 축사에서 이 원장은 "정부 당국은 올해 수차례의 논의를 거쳐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시장과 소통하도록 하는 등 우리 기업과 자본시장의 밸류업을 위한 기본 틀을 마련한 바 있다"며 "기업과 자본시장의 밸류업은 긴 호흡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작업이며, 앞으로도 추진해야 되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자본시장을 시장의 눈높이 이상으로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확장해 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와 관련한 두 가지 주제로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 형성 방안을 위한 논의 ▲자본시장의 올바른 조세 체계에 관한 논의를 꼽았다.
이 원장은 "첫 번째는 자본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 형성 방안을 위한 논의"라며 "그동안 쪼개기 상장 등 투자자의 이익에 반하는 기업의 의사결정 사례가 반복되고 있으나 소액주주에 대한 법적 보호 수단 미비로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고 말했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한편, 법제화를 통해 경영 판단의 원칙을 명료히 함으로써 실효성을 확보하는 등 균형 잡힌 시각에서 보다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지배구조,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여러 곳에서 지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좋은 기업에 투자하고 투자자는 그 이익을 향유하는 상생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세제 측면의 논의도 필요하다"며 "기업이 운영 자금을 확보하거나 국민이 자산을 증식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본시장의 중요성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만큼 자본시장의 밸류업은 선택이 아닌 생존 또는 필수의 문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