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야당 압승에…밸류업·금투세 불확실성↑
증권가 "금투세 폐지 어려워" 정부 밸류업 '좌초' 우려는?..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22대 총선 결과가 야당의 압승으로 결론나면서 정부가 추진해 온 증시 관련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진단이다.
11일 NH투자증권의 김영환·김재환 연구원은 '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의 국내 주식시장 영향'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총선 후 입법을 전제로 추진하던 정책들에 대해서는 정책의 수정·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22대 총선 중앙 정책공약집에서 "2020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된 금투세는 '소액주주 증세안'이라며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높은 세 부담과 이중과세 논란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저항이 커지자 문재인 정부는 공제금액을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금투세 폐지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금투세는 개인투자자가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양도차익 5000만원 초과분에 대해 지방소득세 포함 기준 22%(3억원 초과분은 27.5%)를 과세한다. 당초 작년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내년부터로 한 차례 유예됐다.
증권가에서는 금투세 유예 가능성을 낮게 바라보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야당이 선거에서 크게 승리했고, 이미 제정된 법안을 고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며, 금투세 폐지는 부자 감세가 될 수 있다는 논란을 피해가기 어렵다"며 "금투세 유예가 연장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바라봤다.
김영환·김재환 연구원은 "(금투세를) 회피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의 2024년 연말 수급 이탈 우려가 상존한다"고 내다봤다.
또 자동차, 은행 등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 종목들의 주가 상승세가 나타났던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관련해 정책 동력이 약화할 것이란 관측도 분분해진 상황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자본시장을 통한 국민 자산형성 지원을 위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 일환으로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 해 정부가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정책으로 법 개정이 필요 없다.
다만, 이외 투자자 친화적인 자본시장 조성을 위해 추진하려던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이사의 책임 강화와 전자주주총회 도입 등 주주총회 내실화, 주식매수청구권 확대는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
김영환·김재환 연구원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세제 지원(자사주 소각 시 이를 비용으로 처리해 법인세 감소, 기업들의 전기 대비 배당 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 등)에 대한 기대감 약화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웅찬 연구원은 "5월 이후 밸류업 정책은 예정대로 이어지겠지만 주가를 부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밸류에이션이 받쳐주는 자동차, 배당수익률이 높은 은행주는 기댈 구석은 있어 조정폭은 제한적인 반면 유틸리티, 지주, 보험 등은 조정세가 더 이어질 수 있겠다"고 분석했다.
다만, 여야 간에 공감대를 형성한 분야도 있다고 알려지는 만큼 증시 관련 정책에 대한 개인투자자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김재환 연구원은 "민주당은 총선 공약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 내 ‘주주의 비례적 이익’ 추가를 포함하는 상법 개정안을 제시했으며 이와 더불어 M&A·물적분할 시 소액주주 차별 시정, 공적기금 운용 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높은 가중치 부여 등도 공약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세제 혜택 강화(납입한도 증액, 비과세 한도 증액, 투자대상 확대) 또한 여야 모두가 공약해둔 상황으로 향후 새 국회에서 통과 가능성이 높다"며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인 국내 고배당주의 수요 기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조세특례제한법), 자사주 소각시 법인세 감면(법인세법) 등 세제 개편안의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졌다"면서도 "압승을 거둔 민주당도 기본적으로 상법 개정과 물적분할 금지 등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입법·규제를 옹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