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굶주린 임종룡 회장, 우리종금 활용법은
5천억 수혈받고 4월 여의도 가는 우리종금 증권사 매물 없어서 vs "급할수록 돌아가기"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이하 우리종금)에 5000억원 규모의 '역대급' 출자를 결정한 가운데 우리종금은 여의도 이전 사옥 계약까지 완료했다. 은행 이익 의존도가 90%를 웃도는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증권사 인수 의향을 공공연히 해온만큼 임 회장의 우리종금 활용법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종금은 우리금융 본사 인근의 서울 중구 남대문 우리금융디지털타워를 떠나 여의도역 인근 신축 오피스 빌딩에 입주 계약을 완료했다. 여의도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 국내 자본시장 업계가 밀집한 지역이다. 전날 우리종금 관계자는 "계약 완료된 상태로 내년 4월에 이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종금은 국내 유일의 종합금융업(종금) 라이선스를 보유한 종합금융회사다. 종금사는 발행어음, CMA 예탁금 등 수신(예금) 업무와 대출을 비롯해 유가증권의 운용,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의 IB(투자은행) 업무가 가능하다. 다만 증권사 업무영역인 주식중개(브로커리지)를 하지 못한다. 이에 시장에선 우리금융이 만일 증권사 인수에 성공하는 경우 우리종금과 합병할 것으로 바라본다.
조만간 우리금융지주로부터 우리종금은 5000억원도 수혈받는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에 대한 5000억원 규모의 현금취득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기존 우리종금 소유주식(8억7420만3406주) 1주당 0.5818405597주의 비율로 신주를 배정해 5억864만6999주를 추가로 취득하는 것으로 주금납입일은 오는 21일이다. 증자대금은 우리금융지주 이익잉여금 등 자체 재원으로 충당한다고 사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공시를 통해 "자회사 자본확충을 통한 영업경쟁력 강화 및 중장기 지속 성장기반 마련"이라고 출자목적을 말했다. 또 보도자료에선 "향후 우리종합금융이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번 증자로 우리종금의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 3분기 말 6744억원에서 1조1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지난 2분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 17위에 해당하는 자기자본 규모다.
우리금융이 우리종금 자본확충에 나서는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이고, 앞서 2013년 우리종금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로는 5번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우리종금은 2013년 6월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된 뒤 4차례의 유상증자(2013년 1400억원, 2014년 700억원, 2017년 1000억원, 2020년 1000억원)를 지원받았다. 출자규모는 이전 4건을 합친 금액(4100억)을 웃도는 역대급이다.
완전자회사 전환 이후로는 처음이기도 하다. 원래 우리금융은 우리종금 지분을 58.75% 가지고 있었는데 지난 8월 우리금융지주 보통주 1주당 0.0624346주 교환비율로 기존주주들 주식을 넘겨받았다. 같은 시기 올 초 다올투자증권으로부터 사들인 우리벤처파트너스도 주식교환을 통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를 통해 우리금융은 약 3200만주의 신주를 추가 발행했고 우리종금, 우리벤처는 상폐됐다.
시장에선 우리금융의 최근 일련의 행보를 놓고 '증권사 인수'를 염두한 포석이라고 입을 모은다. 임종룡 회장은 비은행 강화 방침을 꾸준히 밝혀왔고 지난 9월 한 행사에서 카드사와 보험사 등은 인수 계획이 없지만 증권사 인수는 계속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우리금융은 국내 은행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어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종금의 이번 사옥 이전도 임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진 특별한 이정표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중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이 자회사 우리종금에 50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한 것은 마땅한 M&A 매물이 없는 가운데 자체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인데 이는 단기간 내 M&A가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현실론을 반증한다"고 진단했다. 반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업계는 사건사고 등에 업황이 그렇게 좋다고는 볼 수 없다"며 "매물이 없기도 하지만 지금은 '굳이'라는 생각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우리종금 실적 또한 완연히 꺾여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업황이 비우호적인 탓이다. 우리종금은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50억원, 184억원으로 전년 대비 70%대 급감, 우리금융 주요 자회사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을 썼다. 1~3분기 누적 수수료손익도 172억원에 그쳤다. 한신평은 우리종금에 대해 "수수료이익이 대출 및 금융자문 수수료 등 부동산PF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어, 부동산 업황 등 시장저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