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예우가 '순살 아파트' 원흉…LH, 고강도 대책 추진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혁신안 발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에서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가 15개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데 이어 전관예우가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다는 지적이 잇달아 제기된 데 따른 움직임으로 보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H는 최근 발생한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와 관련한 대책 발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LH 전관이 누가 있는지 전부 명단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허위로 명단이 제출됐을 때 입찰 제한이나 계약 취소 등을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번 제도 개선 방안 가운데 하나로는 LH 출신 임직원이 없는 업체가 LH 사업에 응모하면 가산점을 주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는 국가계약법상 발주자가 특정 조건을 내걸어 계약상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과거 혁신안 발표 때도 LH는 퇴직 직원이 있는 업체가 응모하면 점수를 차감하는 방식을 검토했다가 국가계약법 문제로 백지화됐는데 이번에는 불이익 대신 점수를 더 주는 방식으로 노선을 바꿨다.
퇴직자의 건설 현장 배치를 제한, 업무상 LH 직원들과의 접촉을 원천 차단하는 방법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관련 업체에 LH 출신 명단 제출을 받는 방안도 추진될 예정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1일 지하주차장 철근을 빠뜨린 LH 아파트 15개 단지를 공개했다. 지난 2017년 이후 무량판으로 발주해 시공사를 선정한 단지를 대상으로 조사·발표가 이뤄졌다. 파주 운정, 남양주 별내, 아산 탕정, 양주 회천 등에서 총 1만1168세대가 입주를 마쳤거나 입주 예정인 단지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양주 회천은 철근이 설치돼야 하는 기둥 154개 전체에서 철근이 빠졌다. 남양주 별내와 음성 금석에서는 다른 층 도면으로 철근을 설치해 각각 126개(42%), 101개(82%) 기둥에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15곳 가운데 10곳은 설계 과정부터 지하주차장 기둥 주변 보강 철근이 누락됐다. 5곳은 시공 과정에서 설계 도면대로 시공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무량판 구조로 지하주차장을 지은 민간 아파트에 대해서도 전수 조사에 착수한다.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사용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준공된 민간 아파트는 188개 단지다. 현재 무량판 구조로 공사 중인 곳은 105개 단지다. 총 293개 단지가 조사 대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철근 누락' 단지 명단 공개 다음 날인 지난 1일 건설 이권 카르텔이 문제의 중심으로 지목하고 전수 조사를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금 입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무량판 공법 지하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시공, 부실 감리가 이뤄졌다"며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건설산업의 이권 카르텔이 지적되고 있다. 국민 안전을 도외시한 이권 카르텔은 반드시 깨부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