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잡는 건설사들…SK에코·IS동서 속도전
폐전기차 4000만대…시장 규모 600조 전망 SK에코, 글로벌 기업 인수로 사업 확장 밸류체인 먼저…IS동서, 재료 확보에서 추출까지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전기차 보급이 날로 확대되면서 폐배터리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건설업계에서는 신사업으로 폐배터리 재활용을 내세우고 있다. 대형 건설사 가운데서는 SK에코플랜트가, 중견 업체에서는 아이에스동서가 매진 중이다. 두 건설사는 각기 다른 모습으로 폐배터리 사업 밸류체인 구축과 거점 확보에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이는 건설업계가 전 세계적인 친환경,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춰 신사업으로 환경 사업을 점찍은 결과로 해석된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필요성도 작용했다.
■ SK에코, 북미·유럽·중국 등 글로벌 거점 늘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PHEV를 포함한 글로벌 전기차 폐차 대수가 2025년 56만대에서 2040년 4277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폐차가 늘어나면 수명을 다한 배터리도 쏟아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오는 2050년 폐배터리 시장 규모가 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다 쓴 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원료를 추출하는 사업이다. 천연자원이 부족한 국내 사정으로 해외 자원 개발만큼 중요한 미래 사업으로 꼽힌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이달까지 북미·유럽·중국 등 글로벌 폐배터리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했다. 앞서 인수한 다국적 기업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먼저 SK에코플랜트가 최대주주인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 어센드 엘리먼츠는 최근 현지 완성차기업과 양극재용 전구체(pCAM)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10억달러(약 1조2750억원) 규모다. 향후 50억달러(약 6조3750억원)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는 미국에서 폐배터리 거점 4개를 보유 중이다.
어센드 엘리먼츠는 SK에코플랜트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투자한 회사다. 총 6084만달러(약 776억원)를 투입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폐배터리에서 희소 금속을 개별적으로 추출하는 기술, 불순물만 따로 제거한 후 공침을 통해 양극재용 전구체까지 바로 생산하는 기술 등을 보유했다. 현재 정부 보조금 4억8000만달러를 받아 북미 최초 양극재용 전구체 상업생산 시설을 짓고 있다. 시설이 준공되면 연간 75만대 규모의 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양극재용 전구체를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달에는 포르투갈과 중국에서 거점을 확보했다. SK에코플랜트의 폐배터리 및 전기∙전자폐기물(E-waste) 리사이클링 전문 자회사 테스는 중국 장쑤성 옌청시에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처리 시설 설립에 나선 데 이어 포르투갈 종합 에너지 기업 갈프 에네르지아와 지속가능 배터리 솔루션(SBS, Sustainable Battery Solutions)을 구축하기로 했다. 테스는 현재까지 전 세계 23개국에서 50개 폐배터리 거점을 확보했다.
■ IS동서, 폐배터리 밸류체인 완성…사업 본격화
SK에코플랜트는 폐배터리 거점 확대로 안정적인 공급∙수요망을 확보해 폐배터리가 쏟아지기 전에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북미·유럽 거점을 바탕으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에도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중견 건설 업체 가운데서는 아이에스동서가 폐배터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SK에코플랜트와 달리 국내에서 구축한 밸류체인으로 기틀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로 손을 뻗치려는 움직임이다.
지난달 자회사 아이에스비엠솔루션이 경기 화성시에 8250㎡ 규모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전처리(파쇄) 공장을 착공했다. 배터리 재활용 업계에서는 첫 시도다. 공장은 재료 투입부터 니켈·코발트·리튬 등이 혼합된 고품질 블랙매스 생산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다.
앞서 아이에스동서는 지난 2월 폐배터리 사업 중장기 로드맵을 공개했다. 1월 인수한 아이에스티엠씨(ISTMC)를 마지막으로 인선모터스(원재료 확보)-아이에스비엠솔루션(전처리)-아이에스티엠씨(후처리)로 이어지는 폐배터리 재활용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아이에스동서는 이를 바탕으로 북미·유럽으로 거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아이에스동서의 올해 1분기 비건설 부문 매출액은 19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했다. 이 가운데 환경(폐기물·2차전지) 부문은 1365억원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올해부터 매출을 분류한 폐배터리 재활용업 매출은 263억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