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청년도약계좌,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

2023-06-13     고수아 기자

청년들의 중장기 자산 형성을 위한 은행 적금상품인 청년도약계좌가 가입 신청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청년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최근 며칠 기자는 금융권과는 직무관련성이 없고 각계에서 근로중이기에 가입대상으로는 추정되는 청년(1999년생 1명, 1998년생 2명, 1993년 3명, 1992년생 2명)들에게 "청년도약계좌를 아냐, 할 거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정부에서 하는 적금 정도로 얼핏 아는 청년들조차 한 두명 수준에 그쳤다. 

이들은 "한 달에 70만원을 어떻게 모으냐", "그거 2만원(?)만 넣어도 되는 것 맞지 않냐", "그런거 하고 싶다. 어디서 하는 거냐. 알려줘서 고맙다" 등을 말했다. '5천만원'이란 말에 눈을 반짝이던 20대 청년들의 생동감은 마음에도 남는다. 은행권을 달구고 있는 청년도약계좌가 정작 대청년 홍보는 확실히 덜 돼있다는 느낌이다.   

청년도약계좌는 ▲만 19~34세 ▲개인소득 연간 7500만원 이하 ▲가구소득 중위 180% 등 3개 요건을 동시 충족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중장기 정책금융 적금상품이다. 병역이행기간 미산입,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제외 등 부수조건들이 있지만 가입에서 큰 골자는 나이, 개인·가구소득 3개 조건이다.

이 문턱을 넘어 가입한 청년은 정부 기여금(지원금)과 비과세 혜택을 더해주는 적금이다. 만기는 5년이고, 중간에 돈을 못 넣더라도 계좌는 유지된다. 만약 매달 70만원을 은행에 저축한다면 5년 뒤 최대 5000만원 안팎의 목돈을 찾을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다. 현재는 최대 관건 중의 하나인 '금리' 관문이 남아있다. 

금리는 연 6%대로 잠정 공시됐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14일 발표된다. 가입 청년이 5년 만기 후 최대 5000만원을 찾을 수 있으려면 은행이 주는 기본금리와 우대금리를 모두 받아 합이 연 6%는 돼야 하는데, 이를 놓고 금융당국과 은행간 입장차가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다.

청년도약계좌 취급 은행은 '역마진 우려'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주요 은행들은 우대금리 조건에 급여이체 뿐 아니라 카드결제, 신규 거래, 알뜰폰 가입 등을 추가했다.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롭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실상 청년도약계좌는 선심성 정책이다. 청년들 사이에서도 전 정부의 '청년희망적금'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한다. 청년도약계좌가 나오는지 몰랐다고 말한 한 청년은 청년희망적금도 월초 거금(50만원)이 빠져 '청년절망적금'이라 하지 않냐 우스갯소리를 했다. 이전보다 인당 납입액이 크고 만기도 긴데, 가입 범위도 넓어(개인소득기준)졌을 뿐이라고 느끼는 것 같다. 

가장 큰 모순은 청년들이 행복할수록 정부는 물론 은행이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다. 정부 정책에, 사회공헌지출에 '진심'인 은행들이 고심을 거듭하는 반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가장 유리한 금리를 써낸 상황은 분명 어딘가는 모순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MZ세대'와 친밀한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은 불참한 것도 은이런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대면영업이 불가하고 비대면으로만 업무를 처리해야 해 불가한 부분이 있었다"며 "특별 중도 해지 사유도 굉장히 다양하고 사유에 따라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용 부담이 크다면 일반 은행 대비 규모가 현저히 작은 인터넷은행들에게까지 청년 적금을 판매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청년들이 저축을 통해 일정 수준 자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의 취지는 매우 좋지만, '팔 비틀기'도 불합리한 것도 현실이다. 

청년도약계좌 관련해 정책 취지에 동의하지 않는 은행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한 은행 관계자가 "이익이라는 게 지금 당장 50만원 손해라고 해도 다음 10년 동안 500만원 이득일 수도 있는게 금융"이라고 말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그럼에도 은행들에게 수익성보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조금만 더 너그러워달라는 움직임이 촉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청년들에게는 5000만원 목돈 마련 전후 현실 모두 높다는 평가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는 극중 택의 부모와 이웃들이 모여 택이 받은 우승상금 5000만원으로 ▲일산 땅 매수, ▲당시 조금 내려 금리가 15% 수준인 은행에 묻어두기, ▲당시 "강남에서 제일 잘 나가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매수 등 재테크 선택지를 논의하는 행복한(?) 장면이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청년도약계좌가 현실화된다. 정부와 은행이 합심해 청년들만을 위해 청년도약계좌를 출시하는 점도 청년들은 알아야 한다. 일부는 간절하게 일부는 자산배분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청년도약계좌가 성공 정착하길 기대한다. 특히 정말 몰라서 가입하지 못하는 청년은 없도록 더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