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메리츠' 메리츠금융, 모두의 박수 속 출발…청구권 행사 거의 없어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권 8500억원 준비 실제 청구권 행사규모 통합 5000만원 그쳐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메리츠금융그룹이 예고했던 지배구조 재편을 순조롭게 이뤄냈다. 단 한 가지 변수로 꼽힌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도 회사가 수천억원의 비용을 준비했던 것과는 달리, 수천만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 증권·화재 통합 메리츠, 25일 첫 거래 출발
24일 한국거래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코스피시장(유가증권시장)에서 오는 25일부터 통합 지주사 체제로는 첫 거래가 이뤄진다.
이는 메리츠금융지주가 작년 11월 21일 발표한 기존 상장사 3사 통합(메리츠금융·증권·화재) 추진의 가장 마지막 관문에 해당한다. 25일(내일) 유가증권시장에선 메리츠금융지주 보통주 3662만9088주가 추가 상장되고, 메리츠금융지주가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메리츠증권은 상장 폐지된다. 통합 후 시가총액은 발표 당시 약 3조4000억원의 2.5배를 넘는 9조원대 이상으로 출발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초 단 한 가지 변수로 꼽혀왔던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도 발표 이후 주가 상승 덕분에 주식 전환을 택해 합병을 지지한 주주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이에 대해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신청 시점의 주가(시장가)가 청구권 가격보다 훨씬 더 높았던 영향으로 청구권 행사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메리츠금융이 반대주주를 위해 준비한 청구권 행사 지급액 한도는 메리츠금융지주 2000억원, 메리츠화재 4000억원, 메리츠증권 2500억원이었다. 기업이 이사회 결의에 반대하는 주주를 대상으로 주식을 무한정 사줄 수는 없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 한도를 책정해둔 것이다. 다만 이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메리츠금융의 지배구조 개편 계획은 무산될 수도 있었다.
반면 결과적으로 메리츠금융-메리츠증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규모는 각 351만원, 1577만원에 그쳤고, 이달 3일 매수가 완료됐다. 매수청구자는 각각 개인·법인주주 16명(152주)과 80명(3794주)에 불과했다.
올 초 먼저 결판난 메리츠화재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규모도 각각 761만원(주주 26명, 298주), 2334만원(주주 24명, 712주)이었다. 청구권 행사가격은 주당 증권 4109원, 화재 3만2793원이었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 지주 주식 1주를 받으려면 증권 약 0.16주(화재는 약 1.2주)가 필요했다.
메리츠금융은 이달 5일 메리츠증권의 보통주(액면가 1000원) 1주당 메리츠금융의 보통주(액면 500원) 0.1607327주를 교환신주로 발행하는 주식교환·이전을 완료했다. 또 지난달 말 메리츠증권이 기보유한 자사주 2186만주에 대한 이익소각을 진행했으며, 이외 기타 자사주 3693만6493주도 매수를 완료했다. 메리츠화재도 유사한 절차를 밟아 지난 2월 21일 상장폐지를 완료했다.
■ 'K 디스카운트' 정반대 행보, 선진화 선도
한편 메리츠금융의 이번 지배구조 개편 내용은 시장에서도 칭찬을 받아왔다.
핵심 자회사인 화재·증권의 성장성이 회사 기업가치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 있고, 국내 증시에서 늘 지적받아왔던 더블카운팅(기업가치 중복 계산) 문제를 해소한다는 측면도 크기 때문이다. 대주주인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이 지분율 하락을 감수하고 기업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부분도 높이 사는 이유였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에서 핵심사업부 분할에 따른 모회사 기업가치 하락, 모자회사 동시 상장에 따른 더블카운팅(기업가치 중복 계산) 등 자회사 분할 상장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3개의 상장사를 하나로 합치는 결정은 최근 자본시장 유행과 정반대되는 행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도 올 초 한 기업 지배구조 관련 세미나에서 "요즘 나오는 물적분할과 복수 상장 문제는 메리츠금융이 상장 3개사를 하나로 합치는 것처럼 중장기적으로 다 없애야 한다"며 상장 계열사 여러 개를 두고 있는 국내 기업집단에 대해 "미국에서 유튜브 상장 안 한다. 하나만 상장해야 한다"고 높게 평가했다.
메리츠금융은 이번 지배구조 추진 배경에 대해 확대된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적극 대응하고, 계열사 간 효율적인 자본 배분으로 그룹 전반의 재무 유연성을 발휘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 2023회계연도부터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소각을 포함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주주환원율 50%'로 상향조정한 주주친화 원칙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