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지배구조_하나금융 3-①] 미국 S&P 500 기업 이사회 구성에 근접한 사외이사 독립성 확보
사외이사 비중 80%…S&P 500 86% 전문직군도 금융경영·법률·IT 균형
[편집자 주]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는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가 화두다. 최고경영자(CEO) 선임 때마다 불거지는 '관치 대(對) 내치' 논란으로 몸살을 앓는다. 특히 올해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관련 여러 논란이 이어지면서 지배구조 선진화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도 이 문제가 부각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CEO 등 임원선임과 관련된 절차적 합리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회사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관련 제도를 재정비하겠다"고 보고 했다.
실제 이번 정부 출범 후 임기가 돌아온 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교체됐다. '내치'를 막았지만 '관치' 논란은 여전하다. 금융감독원도 6일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금융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각 이사회의 구성·운영 현황 등 실태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현 주소를 점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 방향 등 나아갈 방향을 살펴본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하나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 현황은 앞서 살펴본 KB금융·신한금융과 마찬가지로 국내 비금융업 코스피 상장사 300여개사 현황보다는 전 세계 자본시장 최고 선진국인 미국 S&P 500 기업 현황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사외이사 중 2명은 각각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IT 자회사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CEO(최고경영자) 출신인 점도 특징이다.
■ 사외이사 비중 80%·평균 3.2년 재임
20일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 공시 내역에 따르면 작년 3월 말 기준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사내이사 1인, 비상임이사 1인, 사외이사 8인 등 이사 총원 10명으로 구성됐다.
현재는 하나금융 이사회의 비상임이사 1석이 공석이다. 2021년 3월부터 비상임이사를 지낸 박성호 전 하나은행장이 하나금융 부회장(미래성장전략부문·그룹전략부문·그룹디지털부문 담당)으로 승진함에 따라 작년 12월 31일에 사임했다. 하나금융의 향후 임원(비상임이사) 선임 일정은 다음 달 열리는 2022회계연도 정기주주총회로 예정돼있다.
통상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이사회가 비상임이사 자리에 현직 은행장을 선임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주총을 거쳐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비상임이사에 신규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하나금융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은 80%로 볼 수 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14명 중 12명·86%)보다 낮지만 KB금융·우리금융(총원 9명 중 7명·77.7%)보다 높다.
여기서 하나금융을 포함한 국내 4대 금융지주의 현행 이사회 규모 및 구성은 국내 코스피 상장사 304개사 평균, 미국 S&P 500 기업들과 비교해 미국 현황에 근접해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 하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사외이사 선임 비중과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및 선임 등 사외이사 독립성 확보의 측면이다.
지난해 삼일회계법인 삼일PwC 거버넌스센터의 '2022 이사회 트렌드 리포트'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미국 S&P 500 기업의 이사회 인원수는 5~22명(전체의 71%는 9~12명), 사외이사 비중은 86%(신한지주와 동일)로 분석됐다. 이사회 인원수도 4대 금융지주 평균은 10.5명으로 비금융업 코스피 상장사(평균 6.7명)보다 미국 S&P 500 기업(10.8명)에 더 가까웠다.
더군다나 같은 해 비금융업 코스피 상장사 304개사의 사외이사 비중은 50%(자산 2조원 이상 55%, 2조원 미만 1조원 이상 41%)로 상법을 준수하는 수준에 그쳤다. 현행 상법은 상장사는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을 사외이사로 하고, 자산 2조원 이상의 대규모 상장사는 사외이사는 3명 이상으로 하되,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은 금융회사는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3명 이상 두어야 하고, 사외이사 수는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돼야 하며, 이사회는 매년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해야 한다. 단 이사회는 사외이사가 아닌 자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이사회는 그 사유를 공시하고,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자(선임사외이사)를 별도로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하나금융을 포함한 국내 4대 금융지주 현황이 미국 현황보다 월등한 점도 있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선출과 관련해서다. 이 비중과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비중은 4대 금융지주가 각각 100%·100%로 미국(59%·37%), 코스피 비금융업 상장사 304개사의 경우 각각 전체의 38%·14%보다 크게 높았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0년부터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와 분리해 선임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의 선임은 매년 호선한다. 사외이사의 임기는 2년으로 하되, 연임 시 1년 단위로 선임한다. 사외이사 임기는 6년(자회사 포함 9년)을 초과해 연임할 수 없다는 상법을 따르고 있다. 2021년 3월 말 기준 하나금융 이사회 구성원의 평균 재임 기간은 3.2년, 이사회 평균 참석률은 100%로 집계됐다.
■ 금융·경영·법률·IT 등…전문성 균형
하나금융은 이사의 전문분야를 특정 직군에 편중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2022년 3월 기준 하나금융 이사회 구성원의 전문분야는 금융 포함 경영(4명·40%), 법률(2명·20%), IT(정보기술) 등 기타(2명·20%), 경제(1명·10%), 재무·회계(1명·10%) 정도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 전체와 경영(29%), 회계·재무(27%), 법률(19%), 기술(10%), 경제(9%) 대비 경영 전문성을 가진 이사 비중이 높은 편이다.
또 현재 하나금융의 사외이사 8명의 전·현직 기관은 학계(교수) 3명(법률, 회계, 경제), 기업 및 금융기업 3명(금융, 경영, 정보기술), 나머지는 경제관료와 법무법인이 각각 1명으로, 국내 상장사 대비 학계 이사 비율이 낮은 편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 사외이사의 현직 기관 학계가 38%로 가장 컸고 법무법인(21%), 기업(11%) 순이었다.
삼일PwC 거버넌스센터는 작년 보고서에서 미국은 신규 선임 이사 중 현직/전직 CEO가 22%, 기업의 부서장이 21%, CFO(최고재무책임자) 포함 재무담당 임원이 13%인 반면 학계는 4%로 낮아 국내 현황과는 대조적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하나금융 역시 2019~2022년 신규 선임 사외이사 전원(이정원 이사, 권숙교 이사, 박동문 이사, 이강원 이사)이 학계 기관 인사에 해당되지 않았다.
이 중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전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박동문 이사(감사위원)는 하나금융 1% 이상 지분을 보유한 코오롱인더스트리 측 인사로 보이며, 하나금융은 1998년 보람은행 합병 당시 코오롱그룹과 인연을 맺었고,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8년 하나금융의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41%를 취득한 바 있다.
이는 신한금융 이사회에서 특히 잘 드러나는 주주의 이사·감사의 임명을 통한 내부 견제 장치 맥락으로써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또한 이정원 이사는 신한은행 여신심사그룹 부행장과 신한데이타시스템(현 신한DS) 대표이사 사장 출신, 권숙교 이사는 씨티은행 기업금융 CIO 및 우리금융지주 임원, 우리금융FIS 대표이사 사장 출신으로 사외이사 선임의 전문성과 다양성은 물론 개방성도 눈에 띈다. 신한DS와 우리금융FIS는 각각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IT 자회사다.
이사회의 다양성과 관련해 하나금융은 성별, 연령, 국적, 인종, 종교, 문화적 배경, 경력 등에 있어 차별없이 포용적으로 선임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하나금융은 2010년부터 현재까지 여성 사외이사를 지속 선임하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의 여성 이사비율은 1명(10%)으로 KB금융(2명·22%), 신한금융(2명·14.3%), 우리금융(1명·11.1%)보다 다소 적다. 다만 같은 기간 미국 S&P 500 기업 이사회의 여성비율은 30%로 집계됐다. 이는 하나금융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현행 국내 사회·문화적 여건이 아직은 해외 선진국 대비 차이가 나는 결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사회의 전문성 및 다양성에 관해 하나금융은 2021 ESG 보고서에서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높은 윤리의식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이사들로 구성돼 주주, 손님, 임직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균형 있게 대변하고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또한,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의견 개진과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금융, 경영, 경제, 재무·회계, 법률 및 정보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지식 및 충분한 실무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들로 구성돼 전문 분야가 특정 직군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원칙과 기준을 밝히고 있다.
한편 하나금융은 임원과 사외이사 선임에 있어 소극적 자격요건 외에도 회사 지배구조내부규범을 통해 적극적 자격요건을 정하고 있다.
임원의 경우 경력(금융산업 경력), 전문성(과거 업무성과 전문지식 보유 정도), 연령(만 70세 이하), 윤리성(하나금융그룹의 핵심가치인 높은 도덕성 보유), 건강(질병 없는 양호한 건강상태) 등 5가지며 사외이사는 전문성, 직무공정성, 윤리성과 책임성, 충실성 4가지로 이를 모두 충족해야 선임되고 그 직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