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지배구조_KB금융 1-③] 회장 승계 후보자군 양성 중
매년 상시관리 경영승계규정 마련·준용, 승계 프로그램도 운영해 후계자들 육성
[편집자 주]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는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가 화두다. 최고경영자(CEO) 선임 때마다 불거지는 '관치 대(對) 내치' 논란으로 몸살을 앓는다. 특히 올해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관련 여러 논란이 이어지면서 지배구조 선진화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도 이 문제가 부각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CEO 등 임원선임과 관련된 절차적 합리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회사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관련 제도를 재정비하겠다"고 보고 했다.
실제 이번 정부 출범 후 임기가 돌아온 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교체됐다. '내치'를 막았지만 '관치' 논란은 여전하다. 금융감독원도 6일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금융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각 이사회의 구성·운영 현황 등 실태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현 주소를 점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 방향 등 나아갈 방향을 살펴본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KB금융그룹은 그룹의 장기 비전을 공유하고 주주와 이해관계자의 이익에 부합될 수 있는 최고경영자(CEO, 대표이사 회장) 선임을 위해 2016년 7월 21일에 개최된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경영승계와 관련한 내부 규정인 '경영승계규정'을 마련, 이후부터는 이를 매년 상시 정비하면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후보자군 상시 관리로 책임경영
9일 KB금융지주의 '2021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등에 따르면 KB금융은 경영승계규정과 지배구조내부규범(내규)에서 회장 후보자군의 최소 자격요건과 최고경영자 자격요건을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에 준하는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및 도덕성을 갖추고, KB금융그룹의 비전과 가치관을 공유하며, 장·단기 건전경영에 노력할 수 있는 자이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2020년 금융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해 계류돼있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 정부안은 임원 자격요건으로 '지식과 업무경험·공정성·도덕성·신뢰성을 바탕으로 직무에 전념할 수 있는 자'라는 조항을 신설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KB금융은 이미 내규상으로 유사한 적극적 자격요건을 두고 있다.
KB금융이 이사회의 경영승계규정에 기반한 최고경영자 승계 후보자군 인원수를 공개하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다. 이에 따르면 경영승계 상시관리 후보군은 적게는 10여명에서 많게는 20여명 내외로 유지돼왔다. 2021년 11월 기준 합계는 내부 후보자군 11명, 외부 후보자군 10명 등 총 21명이다.
상시관리 후보자군(롱리스트)의 경우 개별 후보자는 외부에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통상 내부 후보자군에는 계열사 대표 CEO(최고경영자) 등이 포함됐을 것으로 본다.
KB금융 내규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내부 후보자군은 지주회사 및 계열사 주요 경영진으로, 외부 후보자군은 위원회(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정한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추천받은 후보자로 각각 구성하며 단, 회추위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주주 등 이해관계자로부터 추천받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KB금융은 3인 부회장과 1인 총괄부문장 체제의 후계구도를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은 2020년 말 부회장직을 약 10년 만에 다시 신설했고 이듬해 말부터는 4개 비즈니스그룹으로 재편해 허인 부회장, 이동철 부회장, 양종희 부회장, 박정림 KB증권 각자 대표사장(지주 총괄부문장) 등 4명이 각 주요 사업 부문을 총괄하도록 하고 있다. 작년 말에도 해당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영 수업과 안정성에 힘을 실었다.
이는 일종의 예비 CEO인 잠재적 회장 승계구도의 실체가 4~5년 넘게 있어왔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최근 금융당국 등은 미국 씨티그룹 등 글로벌 금융사들의 경우 기존 CEO 임기가 만료되기 2년 전부터 차기 CEO 인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사의 지배구조가 '미흡'하다고 공론화 했으나, KB금융 현황은 해당 선진 글로벌 금융사 사례와 큰 차이가 없다.
비상상황 발생시 승계절차 기준도 마련하고 있다. KB금융은 회장이 임기만료 이외의 사임, 해임, 법령 및 정관이 정한 자격상실 등 불가피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비상상황 발생 시, 이사회 의장은 24시간 내 즉각 이사회를 소집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 회추위, 경영승계 육성 프로그램 내실화
KB금융은 내규에 따라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하고 있다.
회추위는 대표이사 회장에 대한 경영승계 계획의 수립 및 변경, 경영승계 절차 이행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갖는다. 회장에 대한 경영승계 계획 수립 및 변경, 회장의 자격요건 설정, 회장 후보자군(숏리스트)의 자격요건 검증, 후보군 관리 회장 후보자군(롱리스트) 확정 등이다. 회장 최종 후보자 선정의 경우 재적위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한다.
또 회추위는 'CEO 내부 후보자군(롱리스트) 육성 프로그램'도 체계적으로 수립·운영하고 있다. 회추위는 회장 내부 후보자군을 육성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후보자군 대상 경영현안에 대한 주제발표, FGC(Future Group CEO Course·미래 그룹 최고경영자 코스), 이사회 워크숍 등을 개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회추위(2017년 당시 상시 지배구조위원회)는 회장의 경영승계 계획을 수립하고 매 반기 후보군을 선정 및 관리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 이사회는 연 1회 이상 경영승계 계획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있다.
예를 들어 KB금융은 2021년 12월 28일에 개최한 제13차 이사회에서 이사회는 ‘회추위의 구성과 역할’, ‘회장의 자격요건’, ‘회장 후보군 상시 관리’, ‘경영승계프로그램 실행 단계별 절차’ 등 경영승계 계획의 적정성을 점검했다고 공시했다.
■ '최소 2개월 전' 경영승계 절차 개시
KB금융 회추위는 회장의 임기만료 최소 2개월 전에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한다. 회추위는 경영승계 절차가 개시된 시점부터 최대한 빠른 시일 이내에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도록 해야 한다.
경영승계 절차가 개시되면 위원회는 내·외부 후보자군을 대상으로 최종 후보자군을 선정한다. 내부 최종 후보자군은 내부 후보자군을 대상으로 위원회에서 정한 회장 자격 요건 검증을 통해 선정한다.
외부 최종 후보자군은 외부 후보자군을 대상으로 회추위에서 정한 회장 자격요건 및 영입 가능성 검증을 통해 선정할 수 있다. 회추위는 후보자별 자격요건 검증과 관련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외부기관 또는 전문가 등의 의견을 참고할 수 있다.
회추위는 자격요건 검증결과를 참조하고, 회장 후보자의 자질 등에 대한 논의절차를 거쳐 내규가 정한 결의요건에 따라 최종 후보자군 중에서 최종 후보자 1인을 선정한다.
아울러 "회장 후보군자 육성에 있어 회추위 및 회장이 그룹 경영진의 계열사간 이동, 계열사내 직무 전환, 그룹 경영관리위원회 활동, 이사회 보고 참여, 경영진 연수 등을 통한 회장 후보자군 육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KB금융은 지배구조보고서에서 "이사회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최고경영자를 육성하고 선임하는 경영승계 계획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으며, 바람직한 기업문화와 지배구조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