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낙폭 9년 만에 최대…강북 일대 집값 '폭락' 조짐

서울 전역 전주 대비 내림폭 확대 노원구 올해 최대 낙폭…10년 전 '악몽' 재현하나 강남 3구 전세 하락

2022-08-11     최창민 기자
노원구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0.08%까지 떨어졌다. 2020년 4월 마지막 주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기록한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강북 권역의 내림세가 짙어진 탓이다. 노원구는 지난 2013년 8월(-0.22%) 기록한 최대 낙폭에 근접했다. '집값 폭락론'이 퍼지던 당시와 같은 모습의 하락세다. 한편 전셋값은 서울 전역에서 지난주와 같은 내림폭을 유지했다.

■ 강북권 낙폭 확대

1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이번 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값은 전주 대비 낙폭을 키우면서 -0.08%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강북 일대 아파트값 내림폭이 확대된 영향이다.

강북 권역의 아파트 매매값은 낙폭을 꾸준히 키우고 있다. 도봉구가 7월 둘째 주 처음으로 –0.1%대 하락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용산구(0.00%→0.00%), 성동구(-0.02%→-0.02%), 광진구(-0.04%→-0.03%), 동대문구(-0.09%→-0.06%), 중랑구(-0.05%→-0.04%) 등 다섯 개 구를 제외한 전역에서 -0.1%대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노원구는 전주 대비 내림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이번 주 -0.2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 관찰된 가장 큰 낙폭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금리 인상으로 집값이 연쇄적으로 내렸던 10년 전과 비슷한 양상이다. 당시에도 서울 외곽 지역의 아파트값 하락세가 짙었다.

노원구는 지난 2012년 집값 폭락 당시 아파트 매매값 상승률이 -0.65%까지 떨어졌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발생한 남유럽 재정 위기, 급격한 금리 인상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당시 한국은행은 2009년 2%였던 기준금리를 2년간 3.25%까지 올린 바 있다.

매물 수가 늘었지만, 거래량이 급감한 영향도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노원구의 아파트 매물 수는 전년 동월 대비 67.2%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달 매매 거래량은 34건에 그쳤다. 작년 7월 기록한 467건 대비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규모다.

강남 권역에서는 서초구(0.00%→0.00%)의 아파트 매매값이 보합권을 지킨 가운데 송파구(-0.05%→-0.06%)가 낙폭을 키웠다. 강남구(-0.02%→-0.02%)는 전주와 동일한 하락세를 이어갔다.

■ 전셋값 완만한 하락세 지속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와 동일한 -0.03%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4주 연속으로 내림폭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강남 권역에서는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전역의 아파트 전셋값 낙폭이 소폭 커졌다. 강남구(-0.01%→-0.02%), 서초구(-0.01%→-0.02%), 송파구(-0.02%→-0.03%) 등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양천구(-0.06%→-0.05%), 강서구(-0.04%→-0.03%)는 하락폭이 감소했다. 구로구(-0.02%→-0.02%)와 강동구(-0.03%→-0.03%)는 지난주와 동일한 하락세를 이어갔다.

강북 권역에서는 구축 단지와 고가 단지, 대단지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셋값이 하향 조정됐다. 종로구(-0.06%→-0.08%)는 창신·효자동 구축 단지 위주로, 마포구(-0.06%→-0.07%)는 공덕·대흥·현석동 일대 고가 단지에서 전세값이 내렸다. 서대문구(-0.07%→-0.07%)는 홍제·남가좌동 등 대단지 위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은 "전세 대출이자 부담에 따라 반전세나 월세로의 전환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갱신 계약 위주 거래로 신규 전세 매물이 점차 쌓이면서 전세 가격의 하향 조정이 지속됐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