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버틴다...기업대출, 석 달 새 63조원 증가 ‘최대폭’

5월 기업대출 16조 증가 올해 3~5월, 역대 증가폭 1, 2, 3위 기록

2020-06-10     장하은 기자
5월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발발한 전례 없는 실물 경제위기에 기업들의 은행 대출이 3개월째 최대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16조원 불어난 945조1000억원이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9년 6월 이후 올해 4월(27조9000억원), 3월(18조7000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기업대출은 석 달 만에 무려 62조6000억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대기업 대출의 증가 규모는 4월(11조2000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2조7000억원이었다.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역대 최대였던 4월(16조6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5월 기준으로 보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13조3000억원 중 개인사업자 대출이 7조7000억원으로 절반 이상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운영자금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 대출은 운전자금 및 유동성 확보 수요 둔화,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 여건 개선 등으로 증가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며 "중소기업 대출은 중소법인·개인사업자의 운전자금 수요, 정부·은행의 지원 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은 5조원이 증가해 전월과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매매·전세와 관련된 자금수요가 둔화되면서 증가 규모가 4조9,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