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과학영재 만들기' 강좌 큰 호응
'책으로 과학영재 만들기' 강좌 큰 호응
  • 김지우기자
  • 승인 2011.04.22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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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 1000권 읽은 독서광'의 진면목

 

[북데일리] 과연 몇 명일까.

도봉도서관. 강의실 문 앞에서 심호흡을 했다. ‘숫자’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도서관 강의는 무료다. 때문에 강의의 재미와 질은 수강생 숫자가 말해준다.

내용이 별 볼일 없으면 수강생이 대개 1/3정도씩 줄어든다. 첫 번째 강의 때 50명이었다면 다음 강의는 35명, 그 다음은 20여 명, 10여명 정도다. 더구나 이번 강의는 지루한 과학 분야다. 그러니 숫자가 궁금할 수밖에.

강의실은 '준 만원'. 40명 가까이 되었다. 대단한 숫자다. 총 60명으로 시작한 강의였다. 더 특이한 점은 따로 있다. 2시간 강의 내내 꾸벅꾸벅 조는 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 정말 기이했다. 대체 무슨 조화란 말인가.

도봉도서관은 3월28일부터 4월 18일까지 매주 1회 <우리 아이 책으로 과학영재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국내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과학책 활용교육이다. 이는 ‘북데일리’가 펼쳐오고 있는 BIE(책활용교육)의 일환이었다.

마지막 날 강의 주제는 '과학 책을 활용한 영재교육-어떤 책을 읽힌 것인가'였다. 부모가 먼저 배워 아이를 이끄는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게 필독서 20권이 소개됐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부터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까지 과학의 명저들이다. 아이들이 읽어야 할 책도 10여종 소개됐다.

강사는 북데일리 이동환 책전문기자. 과학책을 1,000권 가까이 읽은 독서광이다. KBS와 YTN 및 EBS라디오의 인기 북칼럼니스트이자 인터넷서점 '예스24'의 유명 블로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뜨거운 반응의 비결은 강사의 구수한 입담과 독보적인 과학지식, 통섭적인 해석이었다.

"데즈먼드 모리스의 '털 없는 원숭이' 읽어 보셨죠?
(잠잠)
"과학 영재를 기대하는 학부모들이 이러시면 되겠어요."
(큭큭)

이동환 강사는 데이비스 버스의 '욕망의 진화'를 소개하며 '여자들이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리지만 남자의 질투는 살인을 부른다'며 진화심리학을 익살맞게 소개했다.

수강생들은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가 ‘파리대왕’을 쓴 윌리엄 골딩이 제목을 붙여줬다는 점, 천문학자가 아닌 목사가 초신성을 수십 개나 발견한 이야기, '코스모스'를 쓴 칼 세이건의 자녀들이 천문학적인 유산을 못받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고급 상식에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딱 두 시간에 과학책 20권 읽기. 그 어디에 이런 강의가 있을까. 강의실을 나오는 수강생들의 상기된 표정에서 지적 즐거움에 대한 새로운 발견, 과학책 읽기에 대한 각오와 결의를 읽을 수 있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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