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인생의 긴 여정에서 보기 드문 인격의 소유자를 만난 적이 있다면 행운아다. 특히 고결한 정신과 희생이나 공동의 선 따위를 거론하는 곳도 가르치는 사람도 드문 요즘은 더 그렇지 않은가. 보기 드문 인격은 어떤 것일까. 프랑스 대문호로 꼽히는 장 지오노는 <나무를 심은 사람>(두레.2018) 첫 페이지에 그 조건을 남겼다.
‘한 사람이 참으로 보기 드문 인격을 갖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야만 한다. 그 사람의 행동이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그 행동을 이끌어 나가는 생각이 더없이 고결하며, 어떠한 보상도 바라지 않고, 그런데도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잊을 수 없는 한 인격을 만났다고 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책은 누구나 한 번쯤 읽었거나 들었을 정도로 유명한 단편소설로 전 세계 25개 언어로 번역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 지오노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으로 초고를 쓰고도 20년간 다듬어 발표했다. 프로방스의 지방 어느 고원지대,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은 엘제아르 부피에라는 늙은 양치기가 인간의 이기로 황무지가 된 땅을 초록이 숨 쉬는 숲으로 일궈낸다는 내용이다.
하루가 멀다고 불어대는 미세먼지에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신조어까지 생긴 지금, 소설 속 엘제아르 부피에가 세계 곳곳에 등장했으면 싶어지는 요즘이다. 환경의 위기를 매일 같이 느끼는 우리에게 나아갈 방향을 일러준다. 국내 삽화가의 컬러 삽화가 더해진 개정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