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시대 저물고 '노브랜드' 시대 달려온다
브랜드 시대 저물고 '노브랜드' 시대 달려온다
  • 오예인 기자
  • 승인 2018.01.30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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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성장세 점포 100개 돌파... 실속지향형 소비자 통해
▲ 브랜드보다 가치와 편익 지향형 소비자들이 늘면서 이마트의 PB브랜드 노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이마트몰홈페이지)

[화이트페이퍼=오예인 기자] 브랜드 시대가 저물면서 ‘노브랜드’의 비상이 무섭다. 브랜드를 지우고 오로지 품질과 가격으로 승부를 보는 이 노브랜드는 3세대 소비의 트렌드와 맞아 떨어졌다.

30일 이마트에 따르면 전국 노브랜드 점포수는 101개로 나타났다. 2016년 말엔 7개에 불과했다. 약 1년 사이 100여개의 점포가 늘었다.

지난 2015년 탄생한 이마트의 PB 노브랜드는 ‘브랜드가 없는 제품’이라는 의미다. 총 9개의 제품으로 시작한 노브랜드는 매년 급성장을 거듭했다. 출시 첫 해 말에는 상품수가 170종으로 늘었고, 그 다음해에는 800종, 지난해 1000종까지 늘어났다.

■ '노브랜드', '무인양품' 전략... 브랜드보다 기능·편익 따지는 소비자 공략

노브랜드의 흥행은 상품이탈 현상을 보이는 제3세대 영향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기존 단카이(團塊·덩어리) 세대의 보여주기 식 브랜드 지향이나 유형상품에서 탈피해 편익을 위한 감성, 서비스 재화를 구매하는 ‘상품이탈’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특히 미니멀리즘과 맞물려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가 등장했다.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유니클로’와 ‘무인양품’의 흥행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찾아 볼 수 있다. 노브랜드 역시 무인양품에서 착안한 브랜드 전략을 펼쳤다.

30여 년 전 일본 대형마트 세이유에서 출시한 PB브랜드인 무인양품은 ‘이유 있는 싼 제품’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디자인 광고나 마케팅도 거의 하지 않으면서 브랜드를 부각시키는 대신 꼭 필요한 기능을 담았다는 점을 어필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는 제품 패키지를 통일하고 소비자가 알아보기 쉽게 상품명과 제품 장점을 표기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브랜드가 아니라 제품의 본질적인 기능만 남겨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중소기업과 제품을 개발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 소비재부터 가전까지 품목 확대... 골목상권·중소기업 침해 지적에 '상생' 강조

노브랜드의 대표 인기제품은 물티슈와 원통형 케이스에 담긴 감자칩, 고구마 칩이다. 지난해에는 노브랜드의 미네랄 워터와 즉석밥, 우유 등도 인기 제품에 꼽혔다.

상품군을 무섭게 늘려가고 있는 노브랜드는 최근 가전제품으로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인터넷 가격비교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늘어나 가전에서도 실속형 소비가 생기면서 이를 공략한 것이다.

꼭 필요한 기능만 담아 가격을 낮춘 생활가전부터 지난해에는 TV까지 선보였다. 지난해 9월 이마트는 세컨드 TV용으로 출시된 32인치 노브랜드 HD TV는 1월까지 4개월 만에 약 7000여 대 이상이 팔렸다. 노브랜드는 올 연말까지 노브랜드 가전 품목을 49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중소기업 및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다섯개까지 늘어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개장 이후 해당 전통시장 방문객과 매출이 20∼50% 증가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브랜드 제품의 60%는 중소기업 생산 제품이고, 해외 10여개국에 노브랜드 상품을 수출하고 있어 수출 판로를 열기 어려운 중소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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