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책읽기] “이웃이란 충격을 안겨주는 침입자다”
[30초 책읽기] “이웃이란 충격을 안겨주는 침입자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1.16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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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란 무엇인가> 슬라보예 지젝 지음 | 이현우, 김희진, 정일권 옮김 | 난장이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어떤 가치관과 행동 양식은 시대나 문화의 변화와 함께 변해야 한다. 이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삶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문제가 생긴다. 이를테면 ‘정(情)’이라는 테두리에 너와 나를 ‘우리’로 편입시키는 경우가 그렇다.

남의 집에 숟가락이 몇 개가 있는지 속속들이 알던 시대는 지났음에도 여전히 ‘나 홀로 진행 중’인 채 타인과 관계 맺는 과유불급의 모양새는 여러 감정의 조각들을 양산하고 관계를 불편하게 만든다. 이와 관련해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이 이웃의 정의와 거리감에 대해 설명한 대목은 관계에 관해 생각할 기회를 준다.

‘이웃이란 본래 하나의 사물이고 충격을 안겨주는 침입자다. 주이상스를 추구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를 불안케 하는 자이고, 우리 생활방식의 균형을 깨뜨리는 자다. 그렇기 때문에 이웃이 너무 가까워질 경우 우리는 이 거슬리는 침입자를 없애기 위해 공격적인 반응을 하게 될 수 있다. 페터 슬로터다이크는 “더 많은 의사소통이란, 무엇보다도 우선 더 많은 갈등을 뜻한다”고 했다. 그런 이유에서, ‘서로를 이해하기’라는 태도에 더해 ‘서로 비켜서기’라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옳다.’ <폭력이란 무엇인가>(난장이.2011) 중에서. 일부 수정.

주이상스란 희열이나 향유, 즐김 등 인간이 근원적으로 갈망하는 바를 이른다. 친근함을 넘어 맹목의 관계로 발전하면 관계가 삐걱거리는 이유다. 책은 주관적 폭력과 객관적 폭력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해 궁극적 원인, 사회에 관용적으로 용인되어 온 폭력에 관해 이야기한다. 폭력에 대한 다양한 성찰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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