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블루슈머 시장을 잡아라
'황금알' 블루슈머 시장을 잡아라
  • 이동환 책전문기자
  • 승인 2009.12.22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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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고 있는 소비자 주목"...12가지 골든 마켓 소개

[북데일리]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기후와 같은 자연환경도 변화하고 있고, 사회 문화적 환경도 급격히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환경도 변하고 있으며, 기업은 이런 변화에 맞추어 변신을 해야만 한다.

21세기 지구는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실버세대의 증가, 여권 신장, 싱글족의 증가, 웰빙, 건강, 메트로 섹슈얼 처럼 어느 문화권이나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변화가 있다. 그리고 특정 종교에 따른 삶의 방식의 변화도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이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이나 서비스가 별도로 존재한다. 그렇다면 변화된 21세기 세계에서는 과연 어떤 재화가 잘 팔릴까?

<2010 블루슈머>(청림출판.2009년)에 보면 그 대답이 나온다. 책의 부제는 ‘미래를 지배할 12가지 골든 마켓’이다.

책에 나오는 첫 번째 골든 마켓은 ‘여권 신장’에 따른 구매력 있는 현대여성이 만드는 시장이다. 예전에 여성들은 주로 집에서 소비되는 생필품을 구매하는 것 이외에 큰 재화를 구매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요컨대 주부로 대변되는 여성들은 주로 작고 가격이 싼 재화를 구매했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매를 결정할 때 80퍼센트 이상이 여성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통계가 있다. 이제 고가의 자동차나 아파트 등 큰 규모의 소비조차도 주부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서 재화를 팔기 위해서는 여성을 공략해야한다는 말이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중국이 있다. 중국의 기업들은 최근 여성 전용 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호텔에서는 여성전용 객실층을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다. 또한 IT제품의 구매의 주도권도 여성에게 돌아가면서 전편일률적인 기능 위주의 제품보다는 세련된 디자인을 통해 여성 고객을 감동시키는 전략을 펴나가고 있다.

여성의 복장이나 차림새에 규제가 심한 이슬람사회에서 조차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다. 이슬람권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히잡에도 패션의 물결이 흘러넘친다. 게다가 이슬람권 여성을 위한 수영복까지 만들어 히트시킨 경우도 있다. 신체 노출을 극소화 시키는 이슬람권의 정서에 맞추어볼 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변화의 물결은 어쩔 수 없나보다.

레바논계 이민자인 아헤다 자네티는 수영을 하고 싶어하는 이슬람 여성의 니즈를 간파, ‘버키니(부르카와 비키니의 합성어)’를 개발했다. 버키니는 여성의 노출을 금지하는 이슬람법에 맞게 제작된 수영복으로, 2009년 프랑스의 한 공공 수영장에서 금지 품목이 되며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으나, 현재 자의식이 강한 이슬람 여성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는 ‘핫한 상품’이 되었다.

히잡과 어울리는 패션 연출이 가능한 카리나 제품 매장의 모습 (p.28)
이처럼 종전까지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소비자가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중국의 여성, 이슬람 여성, 베트남의 신세대 등 소비 사장에서 소외되어 있었던 그룹들이 변화의 시대에 강력한 소비자 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작은 규모로 시작될지 모르지만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블루슈머 시장’을 이 책에서 집중 조명하고 있다. 블루 슈머 시장에 대해 이 책에 나와있는 정의를 보면 “매우 작은 규모이지만 경쟁이 거의 없고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시장을 ‘블루슈머 시장’”(p.6)이라고 한다.

과연 이런 책을 쓴 저자가 궁금해진다. 저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다. KOTRA에서는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펴고 있다. 그중에서도 KOTRA에서 운영하고 있는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 Korea Business Center)는전 세계 70개국에 무려 100개관이 위치하고 있어서 실시간으로 현지 소식과 정보를 수집, 분석하여 우리 기업의 시장 진출을 위한 주요 자료로 제공해주는 등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전진 기지로 활약하고 있다. 이 조직을 통해서 조사된 자료를 활용하여 나온 책인 만큼 최신성과 신뢰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디지털 사진 액자 (p.232)

이 책에 나와 있는 특이한 부분을 더 살펴보도록 하자.

남성들이 자신의 외모를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함에 따라 '메트로 섹슈얼(metro sexual)'이라는 단어를 탄생했다. 이 단어는 영국의 기자이자 작가인 마크 심슨이1994년 일간지 <인디펜던트>에서 처음 사용했다. 그는 메트로 섹슈얼을 ‘자신의 외관과 생활양식에 막대한 시간과 돈을 지출하는 아주 강한 미적 감각을 가진 도시 남성‘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그러나 메트로 섹슈얼에 대해서 사람들이 좋게 평가하지는 않았다. 화장하는 남성을 게이로 바라보고, 또 남성들이 너무 여성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스러운 눈초리도 존재했다. 그러자 최근에는 남성미가 강조된 '위버 섹슈얼(Uber sexual)'이 등장했다. 위버 섹슈얼은 자신의 외모에 많은 투자를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연스런 남성미를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직장문제나 경제적인 이유로 부부가 떨어져 사는 가구가 많아졌다고 한다. 조사에 의하면 2007년 주말부부의 수는 2003년에 비해 약 53퍼센트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보고 싶은 가족의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액자에 사진을 넣어 책상이나 가장 눈에 잘 띄는 장소에 놓고 바라볼 터이다.

최근에는 많은 사진을 연속적으로 볼 수 있는 디지털 사진 액자가 출시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미국 가정의 디지털 사진 액자의 보유 비율은 7퍼센트에 불과하나 74퍼센트의 가정이 디지털 카메라를 소유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디지털 사진 액자의 성장 가능성은 아주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은 해외사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기획하거나 판매하는 회사원에게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또한 변화하고 있는 세상의 트랜드를 알 수 있기에 문화나 인문학적인 궁금증에 대해서도 대답을 들을 수 있어서 일반 독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으리라.

 

위버 섹슈얼을 보여주는 화장품 광고, 남성미를 강조하고 있다. (p.295)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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