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하러 오세요, `소크라테스 카페`
철학하러 오세요, `소크라테스 카페`
  • 북데일리
  • 승인 2005.11.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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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찾을 수 없다면 질문이 틀렸기 때문이다."

"삶이 공허하다면,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삶이란 무엇인가? 철학은 왜 필요한 것일까?

<소크라테스 카페>(김영사. 2001)는 보통사람들의 `철학하기`를 그린 책이다. 이 책은, 미 전역을 돌아다니며 저자가 개설해 온 `소크라테스 까페`의 일화를 통해, 일상에서 `소크라테스 찾는 법`을 소개하는 여행 안내서다.

책을 통해 저자는 다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너 자신을 알라`로 유명한 소크라테스는, 알다시피 유명한 그리스의 철학가다.

한때 조각과 석공 일을 했던 그는 철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남은 여생을 단순하게 질문만 하며 살았다. 정규과정을 열어 강의를 한적도 없고, 책을 쓰지도 않았다.

실존 여부조차 불확실한 소크라테스는 수제자인 플라톤을 비롯하여 동시대 철학자들의 저서와 희곡속에 언급되며 결코 가볍지 않은 그의 존재를 드러낸다.

`소크라테스식 대화법`이란, 기원전 5, 6세기 아테네 철학자들이 추구하던 실용적인 문답법을 그 모태로 하는데, 학자들은 이를 ‘엘렌쿠스(Elenchus)`라 부른다. `소크라테스 카페`에서는 이 엘렌쿠스로 사람들이 자신에 대하여, 또한 자신의 의견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스스로 깨달아 간다.

저자인 크리스토퍼 필립스는 소위 `잘 나가는` 저널리스트 직업을 때려치고, 미 전역의 황무지를 돌며 철학의 애플씨드 노릇을 자청 해 오고 있다. 저자는 남다른 사명감으로 소크라테스 카페를 개설하여 철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카페를 통해 저자는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그저 사람들이 삶의 해답을 찾아가는 여행을 지켜볼 뿐이다.

소크라테스 카페는 장소의 제한이 없다. 이 `철학 카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철학적 문답을 주고 받기 원한다면 교회나 마을회관, 산꼭대기, 요양원 혹은 호스피스, 양로원, 학교, 심지어 감옥에 이르기까지 장소는 그 어디라도 가능하다.

이 책은 저자와 카페에 모인 사람들이 걸어 온 몇 년 간의 여정을 담고 있다. 다양한 장소에서 만나는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질문자체가 답`임을 깨우치면서 자신의 소크라테스를 찾아가는 여행은 따뜻한 로드무비를 연상시킨다.

"지혜가 뭡니까?"

"지혜를 말하려면 먼저 지혜로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답해야 합니다."

"그럼 지혜로운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이런 질문을 받게되면 처음에는 누구나 화가 치밀어 오르게 마련이다. 참가자는 고도의 집중력으로 단어의 선택에도 신중을 기하면서 다음 질문을 대비한다. 저자는 이러한 `말꼬리 잡기`가 없으면 소크라테스 카페가 아니라고 힘주어 말한다.

자신의 말을 꺼내게끔 압력을 가하면, 참가자는 그 압력 덕분에 타인의 다양한 간접경험을 받아들이며 닫힌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인다. 이로써 카페 참석자들은, 그 옛날 아테네의 철학자들이 실천하고 추구하던 `삶의 모든것을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어린아이의 눈`을 회복하는 것이다.

일반인들에게 `철학`은 멀다. 오로지 고고한 철학자나 상아탑의 전유물이라는 통념이 지배적이었다. <소크라테스 카페>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철학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된다.

"음미되지 않는 인생은 살 가치가 없다."

소크라테스는 친구들에게, 함께나눈 풍성한 대화를 통해 스스로 발견한 인생을 가치있게 만드는 길, `삶의 길을 좇아`살라는 유언을 남겼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답은 찾으려 하면 할 수록 더 많은 질문이 쌓여 갈 뿐이다. 그러나 이것이 곧 철학을 하는 기쁨이라고 이 책은 조언하고 있다.

[북데일리 손영주 객원기자] saverina@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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