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365-37] 피자배달원에 친절해야할 4가지 이유
[책읽기365-37] 피자배달원에 친절해야할 4가지 이유
  • 김지우기자
  • 승인 2009.05.12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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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속에서 깨달은 나의 신념들' 모은 <라디오쇼>

 

[북데일리] 사람은 누구나 신념이 있다. 하찮은 일부터 거창한 일까지. 이를테면 '결혼식장엔 안가도 장례식장엔 꼭 간다.' 따위가 전자이다. 반면 '진보주의적 인물에 표를 던진다.'는 믿음은 후자에 속할 것이다. 어느 것이든 그 신념들이 모여 한 개인의 가치관이나 철학을 형성한다.

그런데 남들은 어떨까. 어떤 생각, 어떤 신념을 가지고 살아갈까. 이 물음을 던지는 이들이 할 일없는 사람으로 치부될 정도로 바쁜 세상에 살고 있지만, 아이들이나 젊은이들에겐 꼭 필요한 '정보'가 아닐 수 없다. 인생을 살면서 깨친 노하우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신념을 모아 들려주면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는 1950년 라디오를 통해 실현됐다.  미국의 명 앵커 에드워드 머로가 진행한 라디오쇼〈내가 믿는 이것〉(This I believe)이었다. 평범한 식당 주인부터 최고의 물리학자 아인슈타인까지, 그들이 믿고 있는 신념과 삶속에서 찾은 진실을 전파했다. 그리고 그 사연은 책으로 출간됐다.

최근〈내가 믿는 이것>은 미국공영라디오(NPR)에서 부활했다. 역시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했고, 옛 책에 그 사연들을 더해 80편의 에세이를 펴냈다. 신간 <라디오쇼>(세종서적. 2009)가 그 책이다.

빌 게이츠는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을까. 그는 '컴퓨터 제국의 황제'답게 컴퓨터에 대한 신뢰가 대단하다. 그는 "우리의 호기심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도구"로 꼽았다.

"나는 평생을 낙천주의자로 살아왔습니다. 이는 창의력과 지적 능력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내 믿음에 뿌리를 둔 것이지요. 내가 기억하기로는 어렸을 때 나는 새로운 걸 배우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걸 아주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를 처음 접했던 중학교 1학년 시절 나는 컴퓨터에 혼을 완전히 빼앗겼지요. 그 기계가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한 소설가는 '택시는 절대 타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인생은 결국 여행이며, 따라서 온갖 사람들과 부딪기는 전철이나 버스를 통해 인생의 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어서이다.

한 평범한 사람은 '장례식엔 반드시 가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유가 재밌다. 인생이란 정말로 하기 싫다고 생각되는 일이라 하더라도 그 일이 인간의 도리로서 해야 할 일이면 반드시 해야 하기 때문.

한 베트남 참전용사는 비행기 안에서 어린 아이로부터 받은 잡지 한권으로 인해 인생의 가치관이 바뀌었다.

"나는 그 여자아이를 본받아 다양한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방식으로 우호적인 손길을 보내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런가 하면 창의성을 믿는다는 이도 있다. 프랭크 X워커라는 시인은 "나는 멋진 인생이란 예술성과 창조적 표현들로 가득 찬 인생이며, 모든 사람들이 그런 인생을 즐길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예술이나 창의성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는 "어머니가 한 알의 감자로 얼마나 다양하고 창조적인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감탄한다."고 밝혔다.

텔레마케터, 꽃가게 점원, 공장 노동자라는 긴 이력 끝에 대학교수라는 꼬리표를 단 애덤스라는 인물은 피자 배달부에게 친절해야 한다며 네 가지 이유를 댔다. 참고로 그가 믿는 인생철학은 '피자 배달원에게 화끈한 친절을 베풀라. 그러면 행운이 찾아올 것‘이라는 신념이다.

첫째, 겸손과 관용을 실천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피자를 배달해주는 행위에 대해, 길을 비켜줌으로써 얻는 관용이다. 둘째, 공감을 실천하는 행동이다. 우리 인생은 역전될 수 있다. 까맣게 타버린 피자가 될 수 있다.

셋째, 정직한 사람에겐 경의를 표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피자 배달원은 돈 많은 부자나 CEO처럼 비윤리적인 일, 즉 해고 같은 일을 하지도 않을 뿐더러, 걱정할 필요가 없다. 넷째, 피자배달원에게 친절을 베푸는 행위는 평등을 실천하는 일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인간으로서 가치는 내 직업에 대해,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며, 남들을 대할 때도 항상 존경심을 가지고 대하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신념과 철학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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