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포토] 삼각산의 삼천사... 三千인가, 三川인가, 三天인가
[WP포토] 삼각산의 삼천사... 三千인가, 三川인가, 三天인가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7.05.06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삼각산 삼천사를 표시한 일주문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북한산에는 최고봉인 백운대를 중심으로 만경대와 인수봉, 노적봉이 있다. 이 중 세 개의 봉우리, 백운대와 인수봉, 만경대를 일컬어 삼각산이라 한다. 또한 여러 능과 계곡, 북한산성으로 유명하다.

이와 함께 도선사, 태고사, 화계사, 문수사, 진관사, 삼천사 등의 고찰이 있다. 산세가 다양하고 풍광이 아름다워 휴일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석가탄신일’이 하루 지난 5월4일 삼천사에 갔다. 이날도 곳곳에 연등이 걸려 있고, ‘삼천사지 마애여래입상’ 앞 야외 기도처 한쪽에서 가부좌를 하고 기도를 올리는 사람이 보였다. 이곳은 특히 효험있는 기도처로 알려져 있다.

▲ 보물 제657호인 마애여래입상과 오른쪽의 산령각, 기도를 올리는 한 남자가 보인다

마애여래입상은 보물 제657호로 고려 중기(11세기 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이다. 대웅보전에서 30m 위쪽 계곡에 있는 병풍바위 위에 양각(陽刻, 돋을새김)이 되어 있다. 크기는 2.6m로 눈을 반쯤 감고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띠고 있다. 조각이 정교하고 사실적이라는 평이다. 마애불상 위에 얹혀있는 거대한 바위와 함께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여기저기 안내판에 쓰여 있는 삼천이라는 한문이 三千과 三川으로 제각각인 것. 같이 간 일행이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

“예전에 친구들하고 삼천사가 한문으로 ‘三千이다’, ‘아니다, 三川이 맞다’, ‘그것도 아니다, 三天이다’ 옥신각신한 적이 있었는데...”

그런데 정작 삼천사에 와서 직접 봐도 답은 명확치 않다. 더 헷갈린다. 그러다 그에 관해 설명하는 안내판을 보게 됐다.

▲ 삼천사의 대웅보전

삼천사는 통일신라 시대인 서기 661년에 원효(元曉) 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1481년에 편찬된 <동국여지승람>과 <북한지>에 의하면 3천여 명이 수도할 정도로 번창했다.

“사찰 이름도 이 숫자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해졌다. 그런데 최근 고고학적 조사를 거치면서 三千이 아니라 三川이라고 새겨진 기화가 발견되어 삼천사를 두 가지 의미로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삼천사의 한자 이름에 대해 설명하는 안내판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승병의 집결지로 사용되었다. 현재의 삼천사는 한국전쟁 때 불에 타버린 사찰을 다시 복원한 것. 마애불이 있는 곳에서 산 위쪽으로 올라가면 삼천사(三川寺)라는 절의 터가 남아 있다.

1970년대 마애여래입상이 보물 제657호로 지정되고, 순차적으로 대웅보전, 산령각, 천태각, 요사채 등의 건물과 세존진신사리탑, 자장보살입상, 종형사리탑, 관음보살상, 5층석탑을 조성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삼천사는 ‘적멸보궁’으로도 유명한데, 적멸보궁이란 ‘석가모니의 사리가 모셔져 있는 사찰’을 말한다. 지난 1988년 미얀마에서 부처님 사리 3과를 가져와 경내의 종형사리탑에 모셔두고 있다. 푸르른 계절에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 삼천사 내 보살상

 

▲ 연못 속의 거북바위,

거북바위 위에 아주 작은 거북 모형이 얹혀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