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365-34] '미디어 독과점'의 끔찍한 미래?
[책읽기365-34] '미디어 독과점'의 끔찍한 미래?
  • 김지우기자
  • 승인 2009.04.08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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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모노폴리> 미국 사례 통해 날카로운 경종

 

"미국의 경제위기 또한 미국의 기업 총수들이 자행한 숱한 부정행위들을 이미 대자본에 포섭된 미디어가 감시하고 비판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북데일리] <미디어 모노폴리>(프로메테우스. 2009)의 옮긴이 정연구교수(한림대 언론정보학부)의 주장이다. 기업은 망해가도 총수의 배는 쪼그라들지 않는 상황은 이미 확인된 터다. 문제는 미디어의 책임이 과연 사실일까라는 부분이다. 특히 이 부분은 우리 현실과 맞물려서 아주 중요한 이슈이다.

비판자들에 의해 불려지는 소위 '엠비(MB) 악법'은 미디어산업 종사자 뿐만 아니라 국민의 초미의 관심사다. 정교수는 신문방송 겸영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미디어관련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자본의 미디어 독과점은 피할 수 없다고 본다.

"미국의 경제위기 또한 미국의 기업 총수들이 자행한 숱한 부정행위들을 이미 대자본에 포섭된 미디어가 감시하고 비판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미디어 모노폴리>(프로메테우스. 2009)의 옮긴이 정연구교수(한림대 언론정보학부)의 주장이다. 기업은 망해가도 총수의 배는 결코 쪼그라들지 않는 상황은 이미 확인된 터다. 문제는 미디어의 책임이 과연 사실일까라는 부분이다. 특히 이는 우리 현실과 맞물려서 아주 중요한 이슈이다.

비판자들에 의해 불려지는 소위 '엠비(MB) 악법'은 미디어산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국민의 초미의 관심사다. 정교수는 신문방송 겸영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미디어관련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자본의 미디어 독과점은 피할 수 없다고 본다.

직접적인 피해는 언론종사자들이다. '신문방송겸업'으로 인해 인수합병,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군소 미디어들 역시 생존을 위해 기자를 줄이고 광고를 확보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산업 중에서 신문이 첫 번째 희생자가 될 수 있다. 거대 기업은 종이신문에 호의적이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멀티미디어 회사들은 소설에서 영화로, 영화에서 비디오로 옮겨가는 것처럼 다른 미디어로 쉽게 전환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선호하기 때문"(p171)이다. 한마디로 신문은 재활용이 안 된다는 것.

신간 <미디어 모노폴리>는 우리가 우려하는 독점 상황이 형성된 미국의 사례를 통해 그 폐해를 깨우치고 있다.  미국은 한 언론사가 신문사와 방송국을 함께 운영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법률이 있었다.

그러나 1996년 규제가 풀렸고, 거대 미디어 기업들은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잡지, 도서, 영화와 같은 모든 미디어를 장악했다. 예컨대 타임워너, 베텔스만, 비아컴, 뉴스코퍼레이션, 디즈니란 5인방이다.  이들은 카르텔를 형성하며 엄청난 커뮤니케이션 파워를 누리고 있다. 그로 인해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국민이 알아야 할 것들과 배워야 할 것들, 혹은 알지 않아야 할 것들과 배우지 말아야 할 것들이 모두 다 5대 미디어 기업들에 의해 결정되는 셈이다. 오늘날 미국인들은 이들 미디어 소유자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다"

저자는 퓰리처상 수상작가이자 미디어 비평가인 벤 바그티키언이다. 그는 2001년 일어났던 9.11 사태를 예를 들었다. 당시 미국인이 받은 충격은 엄청났다. 그 충격 속엔 혼란스러움과 어리둥절함이 혼재되어 있다. 대부분 사람들의 인식이 다음과 같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우리를 미워하는 거야?"

저자는 "9.11 공격이 일어나고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미국인들은 미국이 끊임없이 자비를 베풀었던 나라의 사람들이 어째서 원한과 냉소를 머금고 미국을 바라보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언론의 역할을 방기한 현 미디어 상황에서 찾았다. 즉 그는 "그 어떤 설명도 미국인 대다수를 쉽게 납득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수십 년 동안 미국의 뉴스 미디어가 진실을 은폐하거나 아예 무시하는 보도로 일관해 왔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의 주류 뉴스방송은 독립적인 조사없이 워싱턴 정가의 공식 입장만을 보도한다. 따라서 미국 대다수는 미국이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고문과 전복활동을 두고 보지 못한다고 여기고 있다. 그들은 미국이 외국에서 하는 모든 활동은 세계 평화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라고 믿는다.]p142

책은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이라크전쟁이라고 본다. 이 현실을 우리에게 적용된다면 어떨까. 특히 분단 상황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와 관련, 재미언론학자 최진봉 교수의 말은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

"왜 한국 언론이 미국의 실패한 신문 방송 겸업과 독과점 모델을 따라 하려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미국 언론학자들은 상업화된 언론 때문에 방송의 공영성과 공정성이 사라지고 결국 나라가 망하기 직전의 상황으로 내몰렸다고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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