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365-33] '소설 잘 쓰면 대박' 신선한 충격
[책읽기365-33] '소설 잘 쓰면 대박' 신선한 충격
  • 김지우기자
  • 승인 2009.04.05 2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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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선생의 유혹..."당신 속에 좋은 소설 있다"


"당신도 소설 한 편을 써서 대박을 터뜨릴 수 있고, 한국 소설문학의 판도를 바꾸어놓을 수 있다."

[북데일리] <한승원의 소설 쓰는 법>(랜덤하우스. 2009)의 서문은 눈길을 확 붙잡는다. 한승원 선생은 이 책 중반부에서 "소설은 서두에서 독자를 사로잡고, 결말에서는 긴 여운을 남겨야 한다."고 글쓰기 팁을 전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독자의 이목을 확실하게 끄는 서두인 셈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책은 소설가 한승원의 소설작법이다. 작가의 이야길 좀 더 들어보자.

"언제부터인가 세상에는 눈먼 대박들이 굴러다니고 있다. 이 나라의 두 신문사는 해마다 1억 원씩을 원고료로 내걸고 장편소설을 모집하고 있다. 세상이 이렇듯 경천동지할 신인 소설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이 땅의 요구다."

소설이란 숭고한 문학을 대박이라는 세속적인 가치와 가감 없이 연결하고 있다. 독자들은 아마 적잖이 놀랐을 법하고 한편으로 군침이 돌 듯하다. 소설은 비록 로또까지는 아닐지라도 돈과 명예의 보증수표이리니, 더 이상 소설을 쓰기위해 삶의 고통을 혼자 등에 지고 가는 척 할 필요가 없다.

사람들에게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는 한승원 선생의 글은 그 자체가 새로운 발상의 산물이다. 문학의 부흥을 위해선 좀 더 많은 지망생이 몰려들어야 한다. 소설이 굶주린 자들의 먹이가 되면 어떤가. 예술은 배고픔 속에서 성장한다.

최근 문화계를 비롯한 많은 분야에서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에 목말라 하고 있다. 해마다 국내에서는 5천만 원에서 1억 5천만 원에 이르는 상당한 비용의 원고료를 내걸고 장편소설을 모집하고 있다. 최근, 책과 드라마, 영화 그리고 게임으로 이어지는 멀티유즈형 컨텐츠 '멀티 문학상'를 공모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눈길을 모으는 곳은 서두만이 아니다. 27강에 걸친 내용은 대학 문예창작 강의내용을 고스란히 옮긴 듯 자세하고 친절하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선 수사법을 익혀야'(12강)하며 형상화(15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로 인해 '작가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3강)이며, 자본주의 사회에선 소설가도 하나의 상품(26강)이다.

사례가 풍부하다. 저자의 신춘문예 당선작인 '목선'의 집필과정을 고백하는가 하면 김훈, 김별아, 은미희, 박현욱의 작품을 통해 배워야 할 교훈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김훈의 '칼의 노래'를 소설을 쓰려는 초심자가 배워야 할 묘사적 서술법으로 꼽았다.

"당신 속에 이미 좋은 소설이 들어 있다" p29

한승원 선생의 이 같은 격려가 과연 글쓰기를 늘 마음에 걸려하는 예비 작가의 잃어버린 꿈을 찾게 할지, 문학이란 높은 문턱 앞에서 언감생심 꿈도 못 꾼 작가지망생의 입맛을 다시게 할지 관심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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