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365-32] 우주 항해하는 돛단배? '상상의 기쁨'
[책읽기365-32] 우주 항해하는 돛단배? '상상의 기쁨'
  • 김지우기자
  • 승인 2009.03.24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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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오디세이> "태양계 밖의 별 탐험, 유일한 기술"


[북데일리] '미래를 과학하다'. 예민한 독자들은 <상상오디세이>(다산북스. 2009) 서문의 제목에서 눈이 멈춰질 것 같다. 과거의 미래는 상상 속에서 존재했지만, 현재의 미래는 과학 속에서 존재한다. 실제로 미래는 과학으로 정교해지고 구체화되고 있다. 이는 서문을 쓴 최재천 교수의 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컴퓨터 기술 덕택에 우리는 과거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예측들을 비교적 정교하게 구체화할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


예술가나 인문학자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상상력은 과학의 이름에 더 어울린다. 최 교수는 이를 고전적인 예를 통해 설명한다. 리처드 도킨스의 <무지개를 풀며>에 나오는 뉴턴 이야기다. 뉴턴이 프리즘을 이용해 빛이 색으로 이루어졌음을 밝히자, 영국 시인 키츠는 "무지개의 신비와 시성을 앗아갔다"고 통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빛의 정체를 알게 되어 우리의 상상이 태양계를 넘어 저 광할한 우주로 펼쳐질 수 있게 된 것"이라고 공박했다.


<상상오디세이>는 세계 최고의 석학과 비즈니스 리더들의 상상마당이다. 정보통신과 미디어에서부터 엔터테인먼트, 건축 그리고 생명공학, 환경공학, 우주공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식-정보가 상상과 버무려졌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아무래도 상상이란 단어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우주 이야기다. 책에 따르면 '코스모스 스튜디오'(항공우주회사)라는 곳에선 '태양광 돛단배(solar sail)'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태양계 밖에 있는 별(행성)에 가는 방법으로는 현재까지 알려진 유일한 기술이다. 연료 걱정 없이 다른 별들로 여행할 실질적인 방법이며, 그 어떤 우주선보다도 열 배나 더 빠른 속도로 우주공간을 누빌 수 있다."


원리는 이렇다. 극도의 가벼운 우주선에 태양광을 반사하는 거대한 돛을 달면, 태양에서 방출되는 광자(光子)가 이 돛에 부딪히면서 우주선을 살짝 밀기만 해도 가속이 붙어서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운항하게 된다는 것. 실제로 2000년에 태양광 돛단배는 러시아 잠수함에서 '볼냐 로켓'에 의해 발사된 적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대기 중 폭발해서 빛을 보진 못했다.


그런가 하면 온난화를 막기 위한 독특한 방법도 있다. 실현가능성을 차치하고 본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지구와 태양 사이에 거대한 물체를 놓는 일일 것이다. 이와 관련 KAIST 항공우주공학과 박철 초빙교수는 "직경 46킬로미터의 풍선 23체를 지상으로부터 1,000킬러미터 고도에 위치시키자"고 주장한다. 이렇게 되면 풍선 23개가 태양빛을 0.01% 줄일 수 있으며, 이것 자체로도 온난화를 막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머리 위로 지나가는 풍선을 사람마다 평균 하루에 한 번꼴로 보게 될 것이며, 이 때 약 6초간의 일식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나 이는 커다란 구름이 머리 위로 지나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생명공학 분야에선 오브레이 드 그레이 박사(케임브리지대 노화연구소)가 노화에 대해 특이한 이론을 내놓고 있다. 그는 최대 수명이 오늘날보다 30년 연장되는 것이 어렵지, 그 부분만 이룬다면 생명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오브레이 박사는 이를 비행기에 빗대 다음과 같이 밝혔다.


"1903 년 처음 하늘을 날았던 라이트형제는 겨우 24년 후에 찰스 린드버그가 대서양을 날아서 횡단하리라고 짐작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린드버그는 고작 22년 후에 최초의 상업용 제트여객기가 출현하리라고는 생각못했을 것이다."


책은 2008년 5월 '상상력(Imagination) - 기술, 정보,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우주'를 주제로 열렸던 '서울디지털포럼'의 내용을 묶었다. 첨단 과학의 흐름을 일별해볼 수 있으며, 운 좋으면 통찰력을 곳곳에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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