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365-26] 새롭고 덜 알려진 '100권의 고전'
[책읽기365-26] 새롭고 덜 알려진 '100권의 고전'
  • 김지우기자
  • 승인 2009.02.26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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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이클 더다 "위대한 스토리 담은 책들"


[북데일리] '독서광이 마련한 성실하고 열정적인 책 소개서'. <마이클 더다의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유문화사. 2009)은 이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총 100이나 되는 책을, 그것도 고전을 읽고 '토'를 단다는 일은 웬만큼 책을 좋아하는 이래도 몇 년을 준비해야 하는 대장정이다.

아마 신세대 일부 독자들은 고전이란 말이 주는 무거움에 골치가 아플 터. 재밌는 사실은 이 책의 저자 마이클 더다 역시 마찬가지였다는 점. 그는 서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내가 열두세 살의 소년이었을 때 우연히-엄밀하게 말하면 절도에 가까운 행위에 의해-클리프턴 패디먼의 '평생 독서 계획'이라는 문고판을 손에 넣게 되었다. 당시 나는 '고전'에 대해 흥미가 없었다."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생겼다. 패디먼이 소개한 책들이 인기있는 문고판 책처럼 재밌다고 설명해 놓은 글을 발견했기 때문. 이어 마이클 더다는 패디먼의 독서계획에 포함된 책을 다 읽었다. 그 후 20여 년의 시간이 흘렀고, 저자는 어느 덧 이 책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쓰게 됐다. 대신 '독서의 스승'이었던 패디먼이 소개한 책은 피했다. 그 이유는 이랬다.

"좀 더 새롭고 덜 알려진 고전을 알려주는 것이 유익하고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패디먼의 '평생 독서 계획'의 속편으로 봐달라는 예의를 잃지 않았다. 마이클 더다는 "이 책에 소개된 작품은 거의 모두가 소설이든 역사든 전기든 불문하고 위대한 스토리를 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책은 키케로에서 애거사 크리스티까지, 엄선한 서양 고전 작가 90여 명의 생애와 주요 작품을 담았다. 낯익은 작가보다 낯선 이름이 더 많다. 따라서 코넌 도일, 키플링 그리고 에드워드 기번, 앙드레 말로와 같은 작가가 반갑다. 이것은 저자가 말한 바대로 '숨은 고전'에 천착했기 때문이다.

소개된 작가-작품 중 기억에 자리잡은 부분은 월라 캐더 편이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많은 독자들이 그녀의 문장이 고대 로마의 서사시인 베르길리우스의 명징함, 서정성, 우아함이 있다고 말하는 작가'다. 책엔 그녀가 쓴 '실종된 숙녀'의 한 대목이 소개되어 있다.

'실종된 숙녀'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세속적 속물근성과 부정부패에 의해 타락하는 과정을 그린 슬픈 이아기라고 한다. 다음은 그 소설의 2장에 나온다는 상징적이고 끔찍한 장면이다. 책 제목의 고전이라는 단어가 무색할만큼 현대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악한 인간 '아이비 피터스'는 면도칼을 꺼내와 겁먹은 딱따구리의 눈알을 느긋하게 파버린 다음 풀어줬다....

[딱따구리는 비틀거리는 동작으로 공중에 날아오르더니 오른쪽으로 비틀거리다가 나무등치에 부딪쳤다. 이어 왼쪽으로 다시 부딪쳤다. 그 새는 나뭇가지 사이에서 좌우로, 아래위로 비틀거리며 날았다. 깃털을 퍼덕거리며 추락하더니 다시 솟아올랐다..... 눈 먼 새가 나뭇가지 사이에서 날개를 퍼덕이는 방식에는 거칠면서도 절망적인 구석이 있었다. 햇빛 속을 날고 있었지만 햇빛을 보지 못했고 새들이 물을 마실 때 그렇게 하듯이 고개를 쳐들었다가 다시 흔들어 댔다. ]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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