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365-23] 당신도 해봐요 '행복의 마법'
[책읽기365-23] 당신도 해봐요 '행복의 마법'
  • 김지우기자
  • 승인 2009.02.16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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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으로 꽃 필 씨앗들은 무제한이다"

[북데일리] 행복- 최근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단어다. 왜 갑자기, 새삼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행복은 가까이 있다. 단지 느끼지 못할 뿐이다.' 우리는 이 말을 거의 잊고 살며, 아주 가끔 깨달을 뿐이다. 행복에 대해 좀 관대하면 어떨까. 이렇게 생각하고 오늘 하루 행복한 순간을 적어봤다.

#1. 아침에 알람이 울린다. 눈이 떠지지 않는다. 이 때 어제 박지성 게임이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한다. 그러면 잠을 깰 수 있다. 컴퓨터 앞에서 포털 사이트의 스포츠 섹션을 클릭하고 결과를 확인할 때 행복하다.

#2. 아이가 눈을 비비며 내 방에 와 인사를 한다. 안아주며 포동포동한 맨살과 젖내를 맡으면 행복하다. 잠시후 현관 문을 열면 늘 있는 곳에 신문이 있다. 신문을 펼치며 화장실로 들어가는 순간, 행복하다.

#3. 출근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서면 찬 바람이 온 얼굴에 부딪힌다. 정신이 번쩍 든다.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 여기에 패달을 통해 전해오는 하체 근육의 긴장감이 행복감을 준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니 적잖은 운동이 된다.

#4. 사무실에 들어서면 책상 위에 금요일 도착한 책들이 수북히 쌓여있다. 그 속에서 읽을만한 책을 발견하면 엔돌핀이 솟는다. 환절기라 중앙난방이 가끔 멈추고 켜진다. 그 사이사이 춥게 느껴질 때, 의자 옆 작은 히터를 켠다. 금세 따뜻해지는 온기. 빨간 불볕을 쬐며 메일 함을 열어볼 때 작지만 설렘이 인다. 혹시 좋은 소식이 있을까...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러고 보면 삶은 즐거움과 행복의 연속이다. 주말에 읽은 <옵티미스트의 긍정코드>(베이직북스.2009)는 공교롭게도 이 행복을 겨냥하고 있다.

책은 100개 토픽에 대해 쓴 에세이다. 자유-예술-용기와 같은 고전적 테마부터 흥이 절로 나는 노래들-리얼리티 프로그램-세계의 불가사의와 같은 특이한 주제까지 두루 다루고 있다. 작가의 독특한 프리즘을 통해 우리 마음 속에 투영되는 것은 행복과 낙관이다. 읽고 나면 삶의 활력이 샘 솟는다.

'음식' 편에선 슈퍼마켓이나 계산대 앞에서 잠시 멈춰 우리 농작물을 재배했던 신들을 위해 묵념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날마다 추수를 할 수 있다'.

'노년' 편에선 비틀즈 이야기를 꺼낸다. 저자는 "비틀즈가 <when i'm>을 부를 당시만 해도 비틀즈 멤버가 실제로 64세가 되리라는 사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운을 뗀다. 하지만 "슬프게도 존 레논은 일찍 세상을 떠났고, 조지 해리슨도 64년을 채우지 못하고 갔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스트라디바리우스가 80세에 진가를 드러냈고, 클로드 모네가 76세에 '수련'을 그렸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또한 '반지의 제왕'이 출간됐을 때 톨키엔의 나이는 62세였다는 점을 통해 나이 듦이 덧없지만 않음을 위로한다. '나이를 먹더라도 늙거나 혹은 어른이 될 필요는 없는' 법이다.

일상의 행복에 관심 있는 이들에겐 168p에 나오는 '소소한 기쁨'이란 대목에 공감할 터이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기쁨들. 새로움과 잠재적인 기대감을 주는 16가지가 나열되어 있다.

# 반바지와 티셔츠만 입고 보내도 되는 2주일간의 휴가. 라이브 음악. 정말 맛있는 과일 한 쪽. 누군가 나를 위해 요리하는 냄새. 한시간 내 섹스 하게 될 확률이 75퍼센트 이상이거나 계속 증가할 때. 책을 펴는 순간 끝까지 읽기 전까지는 잠이 들 수 없으리라는 확신이 올 때....

우리의 행복은 아주 작은 햇볕 한 줌에서 얻을 수 있다. '우리에겐 제한적인 용량의 행복이 주어진다. 하지만 불행이라고 하기 어려운 비(非)행복에 대한 용량은 거의 무한하다.'는 작가의 말이 와닿는다. 마음을 조금만 바꾸면 우리는 그 셀 수 없는 비행복을 행복으로 바꿀 수 있는 마법을 부릴 수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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