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책읽기-19]성공은 재능-노력 아닌 기회서 온다?
[365책읽기-19]성공은 재능-노력 아닌 기회서 온다?
  • 김지우기자
  • 승인 2009.02.04 1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의 통찰력

[북데일리] [화제의 책] 여기 상수리나무가 있다. 숲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다. 이 상수리나무가 제일 키가 크게 자란 까닭은 태어날 때 키 큰 유전자를 지닌 '도토리' 탓일까. 아님 다른 나무가 햇볕을 가리거나, 토양이 기름져서일까. 아마 두 가지 요인이 다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라면 어떨까. 대부분 '도토리'나 나무 자체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경향이 크다. 지능, 능력, 노력이란 미덕, 즉 개인적인 성취 쪽에 초점을 맞춘다.

신간 <아웃라이어>(김영사. 2009)는 다른 이야길 한다. '나무'보다 '숲'을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성공에 있어 빠질 수 없는 요인 중의 하나는 '기회'다. 참고로 아웃라이어는 보통사람의 범주를 뛰어넘는 이들이다.

책은 이 아웃라이어들을 독특한 방법으로 분석했다. 수많은 '자료'를 보며 남들이 보지 못하는 특징을 찾아냈다. 예컨대 저자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캐나다 하키 팀을 분석했다. 그리고 묻는다.

'왜 그들은 최강일까'

그랬더니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생일이 대부분 1월~3월에 걸친 이른 날짜였다. 이것이 무엇을 설명할까.

독자는 책을 읽으며 이 통계에 약간 당혹해할 것이다. 답은 간단하다. 생일이 빠른 아이가 늦은 아이보다 훨씬 발육이 더 되어 있다! 이다. 물론 최강이 되려면 빠른 생일만으론 안 된다. 하지만 똑같은 재능을 가졌다면, 체력이 좋은 아이가 좀 더 좋은 스코어를 낼 것이다.

성공은 당연히 재능만으론 모자란다. 이 점은 누구도 부인 못한다. '신동' 모차르트라면 어떨까. 또 비틀즈라면 어떨까. 그들은 신이 내린 천재 아닌가.

모차르트는 여섯 살 때 작곡을 한 천재다. 그런데 저자는 다른 '주장'을 인용했다. 심리학자 마이클 호위가 쓴 '천재를 말하다'의 한 대목.

"숙달된 작곡가 입장에서 모차르트의 초기 작품은 놀라운 곡이 아니다. 가장 초기에 나온 것은 대개 모차르트의 아버지가 작성했을 것으로 보이며 이후 점차 발전해왔다. 특히 처음 일곱 편의 피아노 협주곡은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을 재배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은 모차르트의 '신화'를 벗기기 위함이지 음악계에서 모차르트의 위상을 깎아내리진 못한다. 더 중요한 것은 모차르트에겐 재능을 뛰어넘는 노력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1만 시간의 법칙'을 거론한다. 이 책의 저자는 말콤 글래드웰이다. <티핑 포인트>로 유명한 이다. 말콤은 신경과학자 다니엘 레비틴의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어느 분야에서든 세계 수준의 전문가, 마스터가 되려면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 1만 시간은 대략 하루에 세 시간. 일주일에 스무시간씩 10년을 연습한 수치다. 레비틴 교수의 말.

"작곡가, 야구선수, 소설가, 스케이트선수, 피아니스트, 체스선수, 심지어 숙달된 범죄자까지, 어떤 분야에서든 이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책에 따르면 비틀스 역시 1만 시간 법칙의 예외는 아니다. 비틀스는 뜨기 전인 시기, 즉 '함부르크 시절' 1년 6개월 동안 1주일 내내 하루 8시간씩 연습했다. 책은 비틀스 밴드의 총 공연 량은 1,200시간 정도로 추산했다. 또한 빌 게이트도 8학년(미국 학제)부터 고교 졸업반까지 5년 동안 '비틀즈의 함부르크 시절'이 있었다. 기타나 드럼 대신 컴퓨터였을 뿐이다. 말콤은 빌 게이츠를 두고 "특별한 기회와 놀라운 행운의 연속"이었다고 표현했다.

말콤은 성공한 컴퓨터 프로그래머, 부자와 변호사를 분석해 특이한 공통분모를 파헤쳤다. 그리하여 그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1835년에 태어나야 한다. 기업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1930년대에 태어나야 빛을 발한다. 마찬가지로 변호사가 되고자 하는 젊은이에게 1930년대는 마법의 시간대다."

중요한 점은 바로 성공의 토양을 제공한 환경, 즉 기회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기회와 유산이다. 후반부는 문화적 유산이 기회처럼 매우 중요한 변수임을 역설한다. 많은 부분, 문화적 유산이 개인을 규정한다는 것이다. 그 한 예로 우리나라의 권위주의적 문화도 한 예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책을 읽고 나면 말콤 글래드웰의 주장이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늘 '시대가 사람을 만든다.' 혹은 '운 때가 좋아야 한다'고 들어왔다. 오히려 이 책의 매력은 현상을 분석해내는 뛰어난 통찰력에 있다. <티핑 포인트>가 그랬듯 말이다. 티핑 포인트, 한마디로 말하면 '물이 끓면 어느 순간 기체가 된다'는 말이다. 소위 철학의 ‘양질 전환법칙’이다. 그러나 현상을 분석해 티핑 포인트란 이론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다양하게 입증하고, 적용한 힘은 대단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