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포토] 길상사 법정스님의 '빠삐용 의자'
[WP포토] 길상사 법정스님의 '빠삐용 의자'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7.03.07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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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향기롭게' 남아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올해 2월은 법정 스님 입적 7주기였다. 햇볕이 좋은 겨울 끝자락, 성북동의 길상사를 찾았다. 서울 중심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그처럼 번잡하지 않고 고즈넉한 절이 있다는 것이 반가웠다.

이 절은 시인 백석을 사랑했던 기생 ‘자야子夜, 김영한’가 법정스님의 책 <무소유>에 감동을 받아 시주한 것으로 유명하다.

스님들이 공부하는 선방과 ‘침묵의 집’을 지나 법정 스님의 영정을 모셔놓은 진영각으로 향했다. 문 안으로 들어서면 오른쪽 처마 밑에 오래된 나무 의자 하나가 놓여있다. 바로 “빠삐용 의자’라고 불리는 것이다. 법정스님이 직접 만드셨고 즐겨 앉아 계시던 의자다.

<무소유>에서 스님은 말씀하셨다.

“이 의자에 앉아 나도 인생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는 거야.”

옆쪽 마루에는 스님의 책 <날마다 새롭게>와 방문객들이 메모를 남길 수 있도록 노트와 펜이 놓여 있다. 빼곡한 글을 통해 스님에 대한 그리움을 읽을 수 있다.

진영각 안에는 영정 그림과 스님께서 생전 사용하셨던 물건들과 책들이 전시되어 있다.

필기구와 안경, 손목시계와 라디오, 부채와 밀짚모자가 눈에 띈다. 말 그대로 ‘무소유’의 삶을 사셨음을 알 수 있다.

왼쪽 화단에는 스님의 유골이 모셔져 있다. 절 전체적으로 아담하고 단정하여 ‘맑고 향기로운’ 기운이 느껴진다. 욕심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게 만든다. 몸과 마음이 어지러울 때 다시 들리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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