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 속 현대중공업, 6개로 쪼개 위기탈출
장기불황 속 현대중공업, 6개로 쪼개 위기탈출
  • 오예인 인턴기자
  • 승인 2017.02.2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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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은 27일 울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를 조선ㆍ해양, 전기ㆍ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 4개 법인으로 나누는 사업분할 안건을 처리했다. (사진=현대중공업)

[화이트페이퍼=오예인 인턴기자] 현대중공업이 6개 독립회사체제로 전환하면서 재무구조를 개편한다.

현대중공업은 27일 울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를 조선·해양(현대중공업), 전기·전자(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건설장비(현대건설기계), 로봇(현대로보틱스) 등 4개 법인으로 나누는 사업 분할 안건을 처리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4월부터 6개의 회사로 쪼개져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앞서 작년 12월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그린에너지가 현대중공업 계열사로, 선박 통합서비스사업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가 현대로보틱스의 계열사로 각각 편입된 바 있다.

분할에 따라 순환출자구조 해소로 지배구조 투명성이 강화되고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차입금을 나눠서 지급하게 되면 작년 말 106%이던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이 95% 수준으로 낮아진다. 차입 여건이나 신용도가 개선되고 해외 수주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분할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13.4%, 현대오일뱅크 지분 91.1%를 넘겨받은 현대로보틱스가 지주회사가 된다. 이 때 기존 순환출자구조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었던 대주주 정몽주 이사장이 현대로보틱스를 통해 지분율을 높여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게 업계관계자의 해석이다.

현대중공업의 조선·해양플랜트·엔진 등 존속 사업부문은 변경 상장하고, 나머지 부문은 인적분할을 통해 3개 회사로 재상장된다. 현대중공업 주식은 다음달 30일부터 5월9일까지 거래가 정지되며, 재상장되는 현대중공업과 신설 회사의 주식은 5월10일부터 거래가 가능하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날 “사업분할은 장기화된 불황에서 각 사업의 역량과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라며 “각 회사를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만들어 주주가치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업분할 안건 통과는 원천 무효”라고 반발하며, 전면 파업 지침을 내렸다. 또 현대중공업 노조는 ‘4사 1노조’로 임단협 등 교섭을 회사 측과 벌이겠다는 입장이지만, 현대중공업은 수용 불가 입장이어서 분사 이후에도 노사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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