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365권-9]"네가 널 속이면 네 별은 지워져버려"
[1년365권-9]"네가 널 속이면 네 별은 지워져버려"
  • 김지우
  • 승인 2009.01.13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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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싱그러운 '달콤한 호두과자'

[북데일리] '자신을 속일 때마다 별은 하나씩 죽어가지. 그러다가 결국 네 마음의 우주는 별빛 하나 없는 암흑에 갇히고 말거야.'

책을 놓고 나니 이 구절이 가슴에 남았다. 참 좋은 말. 아이들 한테 들려주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달콤한 호두과자>(예담.2008) 속으로 들어가보자. 이 책은 지난해 크리스마스날에 출간됐다. 책 속에 크리스마스에 대한 이야기가 적잖게 나오는 걸 보면, 아무래도 출간 날짜에 남다른 의미가 있을 듯 싶다.

주인공 마로는 '자신을 속이는 일'에 괴로워 한다. 이웃 가게 주인의 실수로 거스름돈을 더 받게 됐다. 그 돈으로 평소 갖고 싶은 자전거를 사기로 했다. 죄의식을 느꼈지만 너무 갖고 싶은 물건. 그 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마로의 귀에 '별 이야기'를 들려주며 질책했다. 그 말은 가슴에 울려 퍼졌다.

'네 마음 속에 별 하나가 사라지고 있어... 네 마음 속에 별 하나가 사라지고 있어... 네 마음 속에 별 하나가 사라지고 있어...'

다음 날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렸다. 뜻밖에 그토록 갖고 싶었던 자전거를 얻었다. 세상에, 엄마가 선물로 자전거를 준비한 것이다. 마로는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엄마 품에 안겨 울어버렸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다.

'엄마, 제 별을 지켜줘서 고마워요.'

<달콤한 호두과자>는  따뜻한 이야기다. 주인공 마로는 죽은 아빠가 남긴 호두나무 숲과 '달콤한 호두과자' 가게를 꾸리며 엄마와 단 둘이 산다. 그 속에서 총 다섯개의 에피소드가 햇살처럼 펼쳐진다. 괴물 같았지만 부드러운 심성을 가진 삼촌, 크리스마스 이브날이면 찾아오는 여자손님을 기다리는 이웃 아저씨의 이야기는 유쾌하다.

반면 아버지의 부재와 첫사랑 소녀와의 상처, 그리고 엄마의 병환과 죽음 이야기는 마로를 성장시키는 아픔이다. 결코 가볍지 않은 삶의 무게를 어깨에 인 마로는 마침내 사랑을 표현할 줄 알고, 슬픔을 웃음으로 달랠 수 있는 어른이 되어 간다. 책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엄마에게 사랑을 확인하고 드러내는 장면이다.

[엄마를 다시 침대에 눕혀 드리고 이마에 입맞춤을 할 때였다. 엄마가 내게 가만히 속삭였다.

"사랑한다, 마로."

나는 엄마의 손을 꼭 잡았다. 엄마는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마치 처음 고백하는 사람처럼 말했다. 그래서 나도 엄마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처음 고백하는 것처럼 말했다.

"나도 엄마 사랑해요."] p189

엄마는 결국 하늘나라로 갔다. 마로는 죽은 엄마 품에 가슴을 묻고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그러나 마로는 죽음을 털어버릴 줄 알았다. 엄마는 아빠가 그러했듯, 언제나 힘이 되어줄 것임으로. 책의 마지막 문장은 긴 성장통을 겪은 뒤, 한결 여유로와진 마로의 심정을 잘 드러내준다.

[눈을 떴다. 멀리 구름이 걷힌 자리에 '달콤한 호두과자'의 빨간 지붕이 보였다.] p196

싱그럽고 달콤한 이야기다. 분위기와 스토리가 독특하다. 당연히 외국작가 작품이려니 하다 국내작가임을 알고 깜짝 놀랬다.

거짓말을 하면 별이 사라진다는 이 이야기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가슴에 새겨둘 동화다. [김지우기자 dobe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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