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엉'을 통해 바라본 역대급 거물 여성 남파공작원들
'흐엉'을 통해 바라본 역대급 거물 여성 남파공작원들
  • 김경욱 기자
  • 승인 2017.02.2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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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 김경욱 기자] 베트남 국적의 김정남 암살 용의자인 도안 티 흐엉(29)이 화제가 되고 있다.

▲ (사진= 다음 영화 제공)

23일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추정되는 '흐엉'이 올랐다. 흐엉이 이토록 주목받는 것은 암살 대상이었던 김정남의 중요한 지위도 작용하겠지만, 암살을 실행한 용의자가 여성 공작원이라는 점이 대중의 호기심과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활동한 역대 여성 공작원들에 대하여 살펴보자.

‘마타하리’가 세계적 여성 공작원의 원조라면, 우리에게는 ‘김수임’이 있다. 미군 헌병사령관 페어드 대령과 동거하며, 동시에 거물급 공산주의자 ‘이강국’의 애인으로서 다수의 군사기밀을 북측에 전달했다.

그녀는 결국 1950년 6월 15일 사형을 선고받았다. 김수임과 동거를 한 페어드 대령 역시 본국으로 소환되어 군법회의를 받고 실형 7년을 선고받았다. 김수임과 페어드 대령을 나락으로 빠뜨린 이강국 또한 1953년 8월 북한의 대대적인 남로당계열 숙청이 벌어질 때 ‘미제 고용간첩’이라는 죄명으로 형장의 이슬이 돼 사라졌다.

▲ (사진= 방송 캡쳐)

고첩망 총지휘 ‘채수정’, 70년대 초반 남파되어 암약하던 인물로 71년과 73년·74년 세 차례 대전으로 남파되었다. 채수정은 노동당 창건 20주년 기념훈장과 국기훈장 1급을 받은 인물로, 그녀가 검거될 당시 동아일보(74년 5월 6일자)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최석원(崔錫元) 치안국장은 6일 서울 대전 전주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 암약해온 고정간첩 7개 망 29명과 이들을 지위하기 워해 남파된 북괴의 거물 여간첩 채수정 등 30명을 일망타진하고 이들이 갖고 있던 권총, 무전기, 인마살상용 독약, 위조 주민등록증 등 1백여점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최 치안국장은 ‘이번에 검거된 간첩단의 특징은 이미 남파되어 암약중인 7개의 고정간첩망을 점검, 독찰하기 위해 위장하기 쉬운 거물 여간첩을 내려보낸 데 있다’고 밝혔다. 이들 중에는 대학교수, 중고등학교 교사, 공화당원, 공무원, 회사원 등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가 포함되어 있다…”

▲ (사진= 방송 캡쳐)

‘총리급’ 여공작원 ‘이선실’, 남파 여성 공장원 중 최고위급 인물로서 남파공작원 10여명을 거느리고 대남공작을 총지휘해온 인물이다. 권력서열 22위로 사회단체 담당비서 김중린(23위), 대남사업담당 비서 겸 조평통 부위원장 윤기복(24위), 부총리 김달현(32위) 등보다도 앞서는 막강한 위세를 가진 공작원이었다.

제주도 출신으로 이선화, 이옥녀 등의 가명을 사용했으며, 92년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으로 실체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그 정체가 드러나지 않았다. 이선실은 90년 10월 17일 강화도 해안에 대기중이던 반잠수정을 통해 북한으로 귀환했다고 알려졌으며, 그 후 김일성 생일연회·인민군 창건기념일 등 각종 주요 행사에서 주요멤버로 참석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의 눈 밖에 난 뒤, ‘미제 간첩 혐의’를 받아 고문을 받던 도중 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 방송 캡쳐)

여간첩 ‘원정화’, 지난 2008년 30대 미모의 여성간첩으로 화제가 되었던 원정화. 원정화는 탈북자로 위장하여 국내에 정착하였고, 사업가로 활동하며 군사 기밀 등을 빼내 북한에 넘겨왔다. 상당한 미모를 가친 원정화는 군부대 장교를 포섭하는 과정에서 성(性)을 도구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당시 검·경·군·국정원까지 투입된 합동수사본부는 원정화에 대한 조사 결과 원정화가 포섭한 애인으로 육군 모 부대 황모 중위가 당시 탈북자 명단 등을 원정화에게 넘겨준 죄로 간첩방조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고 발표했다. 이 당시 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원정화는 2001년 중국동포를 가장하여 국내에 입국했고, 국정원에 탈북자로 위장 자수했다.

이후 군부대를 돌며 반공 강연을 하면서 알게된 황 중위와 정훈장교 3~4명에게 성(性 )을 미끼로 접근 군 부대 사진, 위치, 군 장교 명함 등의 군사 기밀을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구속된 원정화는 '대북 정보요원 김모씨를 살해하라'는 지시와 함께 살해 도구인 독침과 독약을 받았다고 자백했다.

공작원이 탈북자로 위장하여 직접적으로 성(性)을 도구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었던 사건이다. 원정화는 최근 TV방송에 출연하기도 하며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한편, 남북분단의 상황에서 끊임없이 나타나는 공작원들은 이번에 김정남을 암살했다는 용의를 받고 있다. 북한은 자신들이 배후조종 세력이 아님을 주장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직접적인 사실관계가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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