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추천 드라마 '하게타카' 원작 소설 출간
'미네르바' 추천 드라마 '하게타카' 원작 소설 출간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2.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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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처펀드와 글로벌스탠더드의 득과 실 화두 던져

[북데일리]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추천해 화제를 모았던 일본드라마 ‘하게타카’의 원작소설이 출간됐다. 요미우리 기자 출신 마야마 진의 <하게타카1, 2>(미래인. 2008)가 그것이다.

하게타카는 죽거나 병든 동물을 잡아먹는 ‘콘도르’의 일본어다. 경제계에서는 ‘벌처 펀드’, 즉 기업 사냥꾼을 의미한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인공은 3명이다. 먼저 외국계 펀드회사 사장 와시즈. 재즈피아니스트의 꿈을 접고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뉴욕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한다. 그러다가 1998년 일본으로 돌아와 투자 펀드사 호라이든 캐피털을 설립한다. 이 시기는 일본에서 극심한 장기침체로 ‘잃어버린 10년(1991년~2002년)’으로 불리는 때다.

일본에 온 그의 목표는 다름 아닌 ‘바이 재팬(Buy Japan)'. 죽어가는 기업을 사들여 멋지게 회생시키고 명성을 날린다. 하지만 그의 활약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일본의 은행과 기업 경영자들은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와시즈를 일본경제를 파괴하는 기업 사냥꾼이라고 맹렬히 비난한다.

또 한 명은 미쓰바은행의 부실채권 처리 담당자인 시바노다. 그는 와시즈의 호라이즌 캐피털을 비롯한 외자계 펀드회사들에 맞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뉴욕지점 근무를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의 필요성을 절감한 그는 일본에 이를 도입하려 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저항 뿐, 임원들은 자신들의 환부를 가리기에 급급해한다. 이런 행태에 회의를 느낀 그는 사표를 내고 친구가 경영하는 슈퍼마켓 체인 ‘에브스야’의 사장으로 취임, 자신의 뜻을 펼친다.

마지막 한 명은 미카도호텔을 경영하는 마쓰히라 가문의 장녀 다카코다. 그녀는 외국에서 유학한 후 외국계 호텔에서 젊은 나이에 기획실장 자리에 오를 정도의 실력파다. 그녀가 일본으로 돌아온 이유는 방만한 투자와 경영으로 궁지에 몰린 미카도호텔을 살리기 위해서다.

이들은 경우에 따라 협력하고 대립한다. 그 과정에서 정치가와 결탁해 일본 경제의 거품을 만든 은행, 기업들의 추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러면서 저자는 벌처펀드와 글로벌 스탠더드가 경제 개혁을 이끄는 구세주인지, 아니면 더한 궁지로 몰아넣는 적인지 화두를 던진다.

<하게타카>는 2004년 출간되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치욕과 교훈을 되새기게 해 큰 화제를 모았다. 2007년에는 NHK에서 동명의 드라마로 방영 돼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2009에는 일본 배우 마쓰다 류헤이 주연의 영화로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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