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유럽센트럴` 전미도서대상 수상
소설 `유럽센트럴` 전미도서대상 수상
  • 북데일리
  • 승인 2005.11.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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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대문학의 다크호스로 알려진 윌리엄 T. 폴만(46)의 소설 <유럽센트럴>(바이킹. 2005)이 올 전미도서대상 픽션부문 대상에 선정됐다.

`내셔널 북 기금`이 주관하는 전미도서대상은 미국에서 매년 픽션, 논픽션, 시, 아동문학 4부문에서 매년 뛰어난 문학작품을 저술한 작가들에게 주는 문학상으로 퓰리처상과 함께 미국의 가장 큰 문학상 가운데 하나다.

폴만은 픽션과 저널리즘의 서술 기법을 차용해 작품의 독창성과 대담한 묘사로 독자와 평론가들의 호평을 얻어 왔다.

추리소설을 도스토예프스키처럼 쓰거나 창세기의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폴만은 "예술을 위해 영혼을 파는 파우스트적인 장르에서 영혼을 불러내는 작품을 쓸줄 아는 능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유럽센트럴>의 37개 에피소드는 2차대전을 전후한 당시 나치와 소비에트 전체주의의 광신적인 유럽 통치체제를 그리면서 이에 대항했던 알져지지 않은 저항사를 복원시키고 있다.

폴만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소설은 인상깊은 스토리라인을 특징으로 하면서 각 에피소드는 연대순으로 나열돼 소설의 구성을 완성시키고 있다. 2차대전이 발발하기 전 정치체제부터 독일의 급부상, 동쪽으로는 러시아의 반격 그리고 동서체제로 나뉜 베를린의 냉전으로 끝을 맺는다.

20세기 소련과 독일의 호전적인 권위주의 정치문화에 눈을 돌린 폴만은 전쟁이 가져다 준 비극에 대한 인간의 행위와 저항에 초점을 맞춘다. 유명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혹은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한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전쟁의 극한 상황에서 내려야만 했던 윤리적인 판단과 목숨을 건 결단을 비교하고 대조시킨다.

특히 시인과 미술가 등 예술가들이 겪어야 했던 고뇌와 갈등도 눈길을 끈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소련 작곡가 드리트리 쇼스타코비치, 그와 그의 작품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공격했던 스탈린주의자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쇼스타코비치와 엘레나 콘스탄티노프스카야, 영화감독 로만 카르멘 사이의 삼각관계도 다루었다.

나치친위대 SS장교인 쿠르트 게르슈타인의 생은 보다 극적이다. 홀로코스트의 희생자들을 모집했던 임무를 맡았지만 게르슈타인은 전세계에 나치포로수용소의 위험성 경고했다.

케테 콜비츠(독일 여성판화가), 안나 아흐마또바 (러시아 여류시인), 마리나 쯔베따예바(러시아 여류시인), 반 클리번(미국 피아니스트) 등 당시 예술가에 얽힌 에피소드 담아냈다.

소설의 중심적인 배경은 1941년 독일의 소련 침공을 알리는 바르바로사 작전, 스탈린그라드와 쿠르스크 전투에서 독일군의 패퇴 과정이다.

전쟁의 역사 속에서 상처와 고통을 입은 수백만명의 희생자를 추모하며 폴만은 자신만의 독특한 목소리로 전쟁의 역사 속에 묻힌 인간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사진 = 1. 1941년 6월 22일 히틀러의 소련침공을 알리는 `바르바로사 작전` 개시 후 전선을 방어하기 위해 진군하고 있는 소련 탱크부대 2. 바르바로사 작전회의 중인 히틀러) [북데일리 노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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