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구할 영웅들이 모인 곳 '가비오따쓰'
지구를 구할 영웅들이 모인 곳 '가비오따쓰'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1.12 09: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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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자급자족, 지속가능성 추구하는 생태공동체 보고서

[북데일리] 지구를 지키는 건 늘 영웅들의 몫이었다. 적어도 영화나 만화에선 그랬다. ‘~맨’ 식의 이름을 가진 그들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위험에 빠진 지구를 구하곤 했다.

지금 지구는 위기상황이다. 인간이 진보와 문명이라는 미명하에 파헤치고 발가벗긴 결과 지구의 숨통이 막혔다고 한다. 이러다 공멸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럴 때야 말로 영웅들의 힘이 필요할 터. 그 많던 영웅들은 전부 어디로 갔을까.

신간 <가비오따쓰>(랜덤하우스. 2008)를 보면 영웅들 모두 콜롬비아의 생태 공동체 ‘가비오따스’로 집단 이주한 게 아닌가 싶다. ‘미국 비즈니스 2.0 매거진‘이 “가비오따쓰는 지구를 구할 수 있다”라고 평했듯, 위기의 지구를 구제할 수 있는 일들이 그곳에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가비오따스에 모인 영웅들은 눈에서 레이저를 쏘거나 하늘을 날지는 못한다. 대신 인간 가능성에 대한 믿음, 상상력과 협동심이 다른 누구보다 뛰어나다. 특히 상상력이 발군이다. 가비오따쓰의 설립자 파울로 루가리는 “진정한 위기는 자원의 부족이 아니라 상상력의 부족”이라고 호언한 바 있다.

이곳의 직업군은 다양하다. 의사, 교수, 과학자, 기술자, 건축가, 벽돌 찍기의 명수, 송진 채취자 등이다. 이들은 저마다의 능력을 발휘해 친환경, 자급자족,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공간을 꾸려간다.

그러다보니 도시에는 없는 게 가비오따스에는 많다. 적도의 미풍을 에너지로 바꿔주는 풍차, 식수의 세균제거를 위해 마련한 태양열 주전자, 척박한 땅에서 먹거리를 얻기 위해 고안한 수경재배법, 공식 통행수단인 ‘가비오따스형 사바나 자전거’, 프레온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태양열 냉장고 등이다. 도시에는 있지만 가비오따쓰에 없는 건 경찰과 정치인이다.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4천 헥타르에 이르는 열대우림이다. 가비오따쓰의 가장 큰 성과로 평가받는 이 열대우림은 고작해야 마른 풀밖에 없었던 황량한 땅 위에 만들었기 때문에 의의가 더 크다.

이제 대충 상상이 가는가. 맞다. 요즘 말로 ‘웰빙’, 사이비가 아닌 진정한 웰빙이 실현되고 있는 곳이 가비오따쓰다. 하나 더. 가비오따쓰엔 빈부격차에 따른 계층 분화나 직업의 귀천 따위가 없다. 모두 제 할 일을 열심히 하고 똑같이 대접받는다. 교육과 의료 서비스는 무료다. 쾌적한 환경에서 축구 대회, 음악회 등을 연다. 공동체 회의를 통해 서로간의 의견을 조율하고 앞날을 계획한다. 이 정도면 유토피아라 할 만하다. 그 옛날 마르크스가 상상했던 공동체를 떠올려도 좋겠다.

<가비오따쓰>는 제3자가 바라본 가비오따쓰의 삶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인간없는 세상>으로 유명세를 탄 앨런 와이즈먼이다. 그는 가비오따쓰의 모습을 통해 인간이 지향해야할 미래상을 제시한다. 이상주의자들의 실험이자, 헛된 몸부림이라고 폄하하기엔 그들의 삶이 주는 감동이 너무 크다.

책은 1998년 첫 출간됐고, 국내에는 2002년에 소개됐다. 이번 <가비오따쓰는>는 출간 10주년을 맞아, 기념서문을 담아 재출간한 경우다. <야생초 편지>를 쓴 생태환경 운동가 황대권 씨가 번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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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시민기자 2008-11-16 11:13:34
친환경산업을 하기위한 여러 발명품들도 나와 흥미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