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미래 성장동력 'IT 투자' 발길 분주하다
증권사, 미래 성장동력 'IT 투자' 발길 분주하다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6.12.20 15: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잇단 직접투자에 이어 협업도 늘어 ...사내 IT 인력 확충은 미비
▲ 최근 미래에셋그룹은 네이버와 미래 기술 산업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신성장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증권가의 IT 관련 행보가 심상치 않다. (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IT(정보기술) 매력에 빠진 국내 금융투자업계 행보가 심상치 않다. 최근 미래에셋그룹은 네이버와 미래 기술 산업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신성장투자조합을 결성했다. IoT(사물인터넷) 가축질병관리 업체에 15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는 해외 IB(투자은행) 흐름을 탄 결과라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 서비스가 온라인과 수익 다변화로 바뀌는 중에, IT 투자는 거스르기 힘든 조류다. 최근엔 IT사 M&A(인수합병)에서 단순 협업으로 방법도 변화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국내 증권사 내 IT 인력 확충은 해외에 비해 미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증권가 적극적 IT 투자 행보 '눈길'

미래에셋은 19일 네이버와 1대 1 매칭펀드로 500억씩 투자해 AI(인공지능), IoT, 로봇, AR·VR(증강·가상현실), 자율주행, 스마트홈 등 미래산업을 육성한다고 밝혔다. 매칭펀드란 투자회사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익증권을 발행해 모은 자금으로 증권시장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미래에셋이 선정됐을 당시 "금융의 삼성전자를 만들기 위해 불가능에 도전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미래에셋의 행보를 보면 국내 증권사들도 글로벌 회사들을 적극 사들이고 있는 삼성전자처럼 투자 모험에 나서야 하며, IT에 익숙해 지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중의적 의미로 풀이된다. 

비단 미래에셋만은 아니다. KB투자증권은 최근 KB금융지주와 연계한 크라우드펀딩 매칭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유아용 학습 플랫폼 기업 프레도(PLEDO) 등 IT 기반 벤처회사 5개 업체에 투자한 상태다. 

KTB투자증권 계열사인 KTB네트웍스 역시 모바일 애플리케이에션 업체 비바리퍼플리카, 첨단 복합소재전문기업 인실리코 등 다수의 IT 회사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도 했다. 키움증권도 다수의 IT사 관련 PI(자기자본투자)를 진행했다.

■ 증권가, IT사 제휴 및 간접투자도 잇따라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이같은 직접투자 외에도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IT에 손길을 뻗고 있다. 삼성증권은 카카오증권을 운영하는 두나무 자회사 두나무투자자문과 제휴해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를 10월 중 선보였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9월 경 신기술사업금융업 인가를 받고 이와 관련한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신기술사업금융업은 신기술사업자 투자, 융자, 경영 및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설립, 조합자금의 관리·운용 업무를 두루 아우른다.

■ 국내 증권사 IT 기업 직접투자-협업 증가

전문가에 따르면 금융투자업계의 IT 투자는 글로벌 흐름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골드만삭스는 자사가 이제 더이상 금융회사가 아니라 IT 회사라고 선언한 바 있으며, 실제로 운용 인력은 줄이고 IT 인력은 늘리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업은 전통적인 중계 수수료가 감소하고 있고, 투자 변동성도 위축되고 있어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근엔 IT사 인수에서 협업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금융사 판매채널이 PB(프라이빗뱅커)에서 저비용 온라인 서비스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라며 "IT 기업 인수에서 협업형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 국내 증권사 IT 인력 비중 감소 '흐름과 배치'

반면 해외와 달리 국내 금융투자사 내 IT 인력 비중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자본시장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03년 1822명에서 2014년 1760명으로 3% 정도 줄었다.

이는 시대 흐름에 반하는 움직임이라는 지적이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투자업은 최근 업계 불황으로 실제업무에 투입되는 IT 인력과 예산 확충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고, 관련해 감원 추세도 계속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온라인 방향으로 사업 모델을 변화하고 있고 IT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액이 커, IT 인력 투자는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