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국내은행들이 동남아시아 금융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현지에 영업점을 세우고 현지화한 모바일뱅크도 속속 내놓고 있다.
■ 현지에 지점·법인 설립 속속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베트남, 미얀마 현지에 지점을 세우고 본격적인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 1일 미얀마에 현지 지점을 열었다. 우리은행은 같은 날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법인을 신설하는 데 필요한 본인가를 받아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미 하노이와 호치민에 지점이 개설돼 있지만 이번 인가로 현지영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미얀마 중앙정부로부터 해외법인 설립을 승인 받았다. 이로써 농협은행의 ‘농협파이낸스미얀마’가 양곤주를 거점으로 소액대출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농협은행 역시 이미 인도 뉴델리에 사무소 오픈한 바 있다. 내년에는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농업개도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진출에 나설 예정이다.
■ 현지 입맛 맞춘 '디지털 뱅크' 진출도 잰걸음
모바일 은행도 현지 시장 공략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디지털뱅크 '리브 KB 캄보디아'를 출범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금융결제원을 통한 타행이체 서비스나 결제시스템이 미흡해 대부분 현금을 써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개인간 이체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현지인들의 편의를 개선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모바일 자동차 금융서비스인 ‘써니뱅크 마이카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딜러가 자동차 구매고객의 대출정보를 입력하면 1분만에 대출이 가능한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 "기준금리 높아 순이자마진 커...저금리 시대의 노다지"
이처럼 국내은행들이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에 몰두하는 이유는 경제성장률이 가파르고 현지 이자율이 우리나라보다 높아 짭짤한 수익을 볼 수 있어서다.
예컨대 인도네시아의 기준금리는 연 6%대로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보다 5%포인트 가량 높다. 지난해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 역시 5.39%에 달했다.
다만 특정 지역에 진출이 몰리면 과도한 경쟁을 야기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영업에서 한계를 느낀 은행들이 빠르게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다만 너무 몰려 경쟁하면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