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프로야구 최고령 감독 `고정관념 부수기`
日프로야구 최고령 감독 `고정관념 부수기`
  • 북데일리
  • 승인 2005.11.1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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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남해 호크스, 야쿠르트와 한신의 감독을 맡았던 노무라 가츠야(70. 野村克也)는 유명한 포수였다. 대부분의 일본 야구팬들은 아직도 그를 포수로서 기억한다.

최다안타 기록인 장훈의 3085개에 이어 노무라 가츠야는 2901개로 역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65년 전후기록으로 타격 첫 3관왕을 차지했고 감독으로서도 성공 야쿠르트와 한신을 일본 최고의 팀으로 이끌었다.

고희의 나이에 최근 라쿠텐 골든이글스 차기감독으로 선임된 노무라는 자신이 직접 쓴 책 <노무라노트>(쇼각칸. 2005)에서 자신의 철학과 야구인생을 통해 철저한 지략가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노무라는 `이론`을 가지고 싸운다. 상대팀에 대해 부단한 관찰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자료를 모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야쿠르트 감독을 맡자마자 각종 수치 데이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투수의 구질을 정확히 데이터로 남기기 위해 스트라이크존을 9등분하던 전례를 깨고 볼존까지 포함해 81등분으로 세분화했다.

치밀한 자료를 바탕으로 통찰력을 발휘해 고정관념을 부수어갔다. 투수가 슈트볼(shoot, 변화구의 일종으로 직구로 들어 오다가 타자의 손 아래에서 갑자기 타자 몸 쪽으로 굽어 도는 구질)을 던지면 팔꿈치가 상한다는 말은 미신임을 선수들이 알게 만들었다. `어중간하게 던지면 뼈의 골수까지 썩게만든다`며 확실히 교육을 시켰다.

타자, 투수, 야수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심리학을 공부했다. `타자는 헛방을 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배트 손잡이 부분으로 공을 치는 것을 창피해 한다`와 같이 명포수만이 가능한 말을 통해 투수에게 자신감을 갖게 했다. 포수는 혼자이면서 8명의 야수를 향해 마주보고 있다. 이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라며 시합 중에는 포수에게 감독대행을 맡긴다.

이론을 바탕으로 한 지략으로 승부하는 노무라의 지휘봉은 선수들을 독려하는 장면에서 정이 묻어나온다. 신기록을 의식해서 투수교체 시점을 놓친다. 다른 명감독들은 냉정한 판단을 하지만 스스로 결점을 인정한다.

노무라는 많은 훌륭한 선수들을 길러냈다. 야쿠르트의 명포수 후루타 아쓰야는 노무라 감독이 혼신의 힘을 기울여 키워낸 선수지만 연말에 연하장 한장 보내온 적이 없다. 이시이 하지메 역시 그러해 노무라감독은 `상식을 모르는 놈들`이라고 화를 낸다. 고희를 넘긴 노무라 감독의 매력이 여기에 있다.

계약금 1억엔, 연봉 1억5천만엔 등 총 5억5천만엔에 3년 계약으로 5년만에 다시 현업에 복귀한 노무라 가츠야. 일본프로야구 사상 최고령 감독이 된 노무라 감독은 자신이 현역 시절 난카이 호크스에서 달았던 등번호 19번을 달 예정이다.

[북데일리 노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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