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눈길을 끄는 책은 ‘호러 소설의 제왕‘으로 불리는 스티븐 킹의 <듀마 키1,2>(황금가지. 2008)다. 사고로 한쪽 팔을 잃고 정신 장애를 앓던 한 사업가가 요양을 목적으로 머문 섬 ’듀마 키‘에서 겪는 섬뜩한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작가의 최신작이다. 미국에서는 올 초 출간된 이래 베스트셀러 순위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작품이다.
<피의 책>(끌림. 2008)은 이런 스티븐 킹이 “호러의 미래”라고 칭찬했던 클라이브 파커의 단편집이다. 클라이브 바커는 ‘영국판타지문학상’과 ‘세계판타지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작가. 책에는 8월 국내 개봉 예정인 영화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을 비롯한 그의 대표 단편 6개가 실렸다.
일본작가의 경우 미야베 미유키의 장편소설 <낙원1, 2>(문학동네. 2008)가 지난달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에서만 280만부가 팔린 화제작 <모방범>(문학동네. 2006)의 주인공이 9년 후 겪는 일을 그린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추리소설 <백마산장 살인사건>(랜덤하우스. 2008) 역시 주목할 만한 일본소설이다.
이달 초 선보인 <데스노블>(로크미디어. 2008)은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공포소설이다. 인터넷 작가로 이름을 알린 노현진은 현대사회의 필수품인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신선한 공포를 표현한다. 제목인 ‘데스노블’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터넷 소설명이다.
<내가 알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이야기>(북오션. 2008)는 ‘믿거나 말거나’ 할 법한 무서운 이야기 45편을 모은 책이다. 가볍게 오싹한 체험을 하고 싶은 독자에게 권할 만하다.
귀신을 키워드로 한 인문학 서적도 있다. <조선의 선비, 귀신과 통하다>(이숲. 2008)는 우리 전통 사회에서 귀신이란 어떤 존재였는지 이론적, 문화적으로 설명한다. 옛 선비들이 체험했다고 하는 귀신담 또한 만날 수 있다.
며칠간의 집중호우가 멈추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될 예정이다. 잠 못 이루는 여름 밤, 책을 통해 공포와 긴장, 귀신과 대면해보는 건 어떨까. 단, 과하게 읽지는 말자. 납량물은 뇌를 자극해 숙면을 방해한다고 한다. 뭐든 적당한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