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영, 강부자 내각' 처음 선언한 블로거
'고소영, 강부자 내각' 처음 선언한 블로거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07.02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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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틀고 조롱

‘고소영, 강부자 내각’

[북데일리]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유행한 말이다. 이는 이 대통령이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권 인사와 강남 땅부자들로 내각을 구성한 점을 꼬집는 용어로 각종 매체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이를 처음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네티즌. ‘MP4/13'이라는 닉네임의 블로거다. 자신의 블로그에 정치 풍자 글을 올리던 그는 지난 2월 15일 ’고소영 라인‘을 언급하면서 순식간에 유명 블로거가 됐다. 내친김에 2월 21일 ’강부자 라인‘까지 내놓은 그는 네티즌들에게 폭발적인 지지를 얻었다.

신간 <블로거, 명박을 쏘다>(별난책. 2008)는 이런 인기를 발판삼아 낸 책이다. 여기서 그는 고소영 열풍을 이끈 장본인으로서 당시 소감을 들려준다.

“하루 이틀 그러고 말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배달된 ‘경향신문’을 척 펼쳤더니 이건 또 뭐람? ‘고소영’을 주제로 한 만평이 실려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정치권에서도 ‘고소영’이라는 말이 언급되고, 나중에는 신문 방송에서까지 수시로 이 이름이 오르내리더군요. 한편으로는 황당하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솔직히, 좀 고소하더군요.”

책은 저자가 블로그에 쓴 글을 묶었다. 광우병은 물론, 공기업 민영화, 과거 추진됐던 대운하 사업 등 현 정권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틀고 조롱한다. 여기에 방송인 김용민의 정치 논평과 둘의 대담을 덧붙여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재기발랄한 풍자와 패러디 또한 통쾌하다. 다음은 시인 김소월의 대표작 ‘진달래꽃’을 패러디한 ‘물대포꽃’이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히’ 진압해 드리오리다.

서울시 경찰청의
물대포
가득 채워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쏘는 물대포를
사뿐히 처맞고서 쓰러지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사과 드리오리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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