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진보주의자들 `겉과 속` 달라?
미 진보주의자들 `겉과 속` 달라?
  • 북데일리
  • 승인 2005.11.0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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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부부, 에드워드 케네디, 낸시 펠로시, 랄프 네이더, 마이클 무어,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이름을 대면 알만한 미국의 자유주의자들은 공개적으로 원리원칙과 그에 따른 정책을 지지한다. 내용을 들여다 보면 상속세 인상을 비롯 전향적인 세금 정책, 인종차별방지 고위직 임용, 기업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규제, 강력한 환경대책, 어린이와 소비자 권리 보호 등 진보성을 띠고 있다. 문제는 미국을 이끌어간다는 자유주의자들의 일상적인 삶이 평소의 소신과 차이가 난다는 것.

<말하는 대로 하기 : 자유주의의 위선자들>(더블데이. 2005)의 저자 피터 슈바이저는 공개된 개인소유 부동산 데이터를 기초로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이 실제로 자신의 신념대로 원칙을 지켜가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파헤치고 있다. 원제는

힐러리 클린턴, 테드 케네디 뿐 아니라 랄프 네이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 소위 `진보주의 진영`과 함께 활동해온 저자 피터 슈바이저는 자유주의자들이 살아온 삶의 방식은 `지극히 자기방어적이자 자기파괴적이며 무용지물에 불과하다`고 힐난한다.

물론 보수주의자들의 명백한 위선을 인정하는 반면 저자는 두가지 잣대를 내세운다. 보수주의자들은 스스로 공언한 원칙을 위배할 경우 자신과 가족에게만 피해를 입히게 되지만, 자유주의자들의 잘못된 행동은 가장 먼저 그들이 내세운 원칙 자체에 해악을 초래한다는 것.

때때로 그 연구결과는 실제 모순들을 밝혀낸다. 미국의 군사체제를 `악의 축`로 바라보는 노엄 촘스키가 그의 첫 저서 <통어론적 구조(統語論的構造) Syntactic Structures>(1957)를 쓰면서 미 육군과 공군, 해군연구소의 인가를 받았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즈와 포린어페어즈 칼럼니스트인 슈바이저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부동산 정보를 비롯 세금공제 내역, 법원공탁금과 공적인 발언내용을 통해 미국내 진보주의자들의 재산 상황을 자기 주장의 논거로 내세웠다.

그리고 찾아낸 결과물이 미국내 진보성향의 인사들이 갖는 `이상`과 `현실`의 모순, `신념`과 `실상`의 차이점들이었다. 노동운동을 옹호하면서 임금을 지급하거나 노동자를 채용할 때 다양한 편법을 이용해 왔으며, 특히 세금회피의 달인들이었다고 강조한다.

슈바이저가 밝혀낸 진보주의자들의 `비위사실`은 ▲자신들이 비난했던 기업에 대한 거액 투자 ▲ 해외 세금공제를 악용해 외국인 노동자 채용 ▲환경보호론을 옹호하더라도 자신들의 자산에 해가 될 경우는 반대하기 ▲ 석유회사를 비난하면서 남몰래 주식 사들이기 ▲부동산 과세를 회피하기 위해 투자신탁을 통한 자산 은폐 등이다.

저자의 결론은 자유주의의 종말은 결국엔 그 가치가 위선으로 변질된다는 것이다. 미국내 진보주의자들은 확고한 자유주의적 입장을 견지하지만 자신의 삶과 자산, 프라이버시, 가족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문제에 봉착하면 그들역시 보수주의적으로 돌변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슈바이저는 "이런 생각과 결론을 부추기는 당사자들에게 자신의 연구결과가 소용이 없다면 그들이 미국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 수 있겠는가"라며 반문한다.

이에 반해 그의 주장 중 많은 부분은 터무니없이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 코넬 웨스트(흑인 사회운동가 이자 프린스턴대 교수)가 대도시 주변 백인거주지역의 집을 구입했다는 것 때문에 `인종분리주의자`라고 저자는 암시한다. 저자는 "이 책이 갖는 한계를 명확히 알고 있다"는 맺음말을 통해 그의 독설에 대한 세간의 비난을 피해가고 있다.

미국의 퍼블리셔스 위클리지는 서평을 통해 "이런 모든 폭로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책은 자유주의 사상에 대한 비판이라기 보다 인신공격을 즐기는 네티즌들을 위한 쓰레기 카탈로그에 가깝다."고 촌평했다.

[북데일리 노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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