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참사 때마다 SNS가 폭발하는 이유는 ‘생존 전략’ 때문
[책속의 지식] 참사 때마다 SNS가 폭발하는 이유는 ‘생존 전략’ 때문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8.19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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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조절> 권혜경 지음 | 을유문화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우리나라만큼 대형 사건으로 점철된 사회가 또 있을까. 역사적으로 잦은 외세의 침입, 일제 강점부터 6.25 전쟁, 독재, 재해,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대구 지하철 참사, 세월호 참사, 옥시 사태에 이르기까지.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트라우마란 개인이 예측하지 못한 충격적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 외상을 말한다

이런 트라우마에 따르는 자연스러운 사회적 반응이 있다. 바로 개인적·사회적으로 엄청난 움직임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일례로 지진이나 전쟁 등 재난이 일어난 지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사람들 사이의 많은 활동이다.

예컨대 누군가는 자신의 경험을 말하거나 알리고 싶어 하고 또 누군가는 이들을 향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한편에서는 사회 구조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 애쓴다. 무언가 하고자 하는 엄청난 에너지들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감정조절>(을유문화사.2016)에 따르면 위기를 감지한 우리 몸과 마음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감신경을 작동시키고 몸에 쌓인 에너지를 방출하기 위해서다.

이 에너지가 안전하게 발산될 출구가 있으면 우리 몸과 마음은 자연스럽게 다시 항상성을 찾아 편안한 상태로 돌아온다는 해석이다. 이른바 우리 몸의 생존 전략인 셈이다.

중요한 대목은 정책 입안자들의 태도다. 국가적 큰 재난이 일어났을 때 뭔가 하고자 하는 엄청난 개인적 사회적 움직임이 일어났을 때 이를 정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할 경우 사람들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출구가 막혀버린다. 책은 이런 비극이 연출될 경우 최악은 선량한 시민이 폭동으로 변하는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

트라우마에 대한 몰이해와 외면은 공권력을 이용한 정부의 과잉 진압으로 나타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을 향한 정부의 대응도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세월호 참사 유가족으로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예은 아빠’ 유경근 씨는 지난 17일부터 다시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에 나앉아 있다. 이 폭염 속에 목숨을 건 단식으로 한 걸음도 진척되지 않은 세월호 진상규명을 외치고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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