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정유정 "소설 쓸 때마다 느끼는 두려움 3가지"
<종의 기원> 정유정 "소설 쓸 때마다 느끼는 두려움 3가지"
  • 이수진 기자
  • 승인 2016.07.24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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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강연회에서 밝힌 속내

     소설을 쓸 때 늘 두려움을 느낀다는 정유정 작가. 지난 20일 구로구청 작가 강연회에서 밝힌 속내다.

[화이트페이퍼=이수진 기자] 글을 처음부터 술술 써내려가는 사람이 있을까. 대개 이 답의 결론은 이렇다. "천만에!" 글쓰기를 가로막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두려움이다. 마치 발표 불안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소설가들은 어떨까.

지난 20일 구로구청에서 <7년의 밤>의 정유정 작가 강연회가 열렸다. '나는 왜 인간의 악에 주목하는가'가 주제였다. 작가는 사이코패스 이야기를 1인칭 시점으로 묘사한 신간 <종의 기원>을 바탕으로 악의 근원과 악에 대한 독특한 생각을 밝혔다.

정유정 작가는 내면에 숨은 어두운 그림자를 파헤치는 작가다. 예컨대 불안, 공포, 두려움 같은 것이다. 이날 강연회에서는 작가 자신의 속내를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소설을 쓸 때마다 느끼는 두려움이다.

"하나. 항상 쓸 때마다 소설을 처음 쓰는 기분이다. 8권을 쓸 때마다 똑같았다. 마치 알래스카에 서 있는 기분이다. 얼음밭에 땅을 파서 이글루를 짓는 것과 같은 막막함이 있다.

둘. 이야기를 끝낼 수 있을까 두렵다. 소설을 쓰다보면 밑천이 바닥나는 느낌이 들 때 비참하다. 그럴 때 술도 마신다.

셋. 소설이 세상에 나갔을 때 먹을 욕이 무섭다. 남의 웃음거리가 되거나 조롱거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에 원고를 넘기고도 뺏어다 다시 금고에 넣고 싶을 때도 있다."

정유정 작가는 “책은 이런 두려움과 압박감과 싸움에서 이겨야 세상에 나온다.”고 밝혔다.

그녀의 소설은 가독성이 뛰어나다. 그런데 알고보면 문장과 문장 사이에, 혹은 활자 속에 압박과 좌절, 초조함이 숨겨져 있는 셈이다.  

20년이 넘는 습작기간을 거치고 8권의 베스트 셀러를 낸 작가도 책을 쓸 때마다 두려움을 느낀다. 글쓰기로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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