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팅 뉴스] 후각 잃은 이연복 '코 대신 마음으로'
[화이팅 뉴스] 후각 잃은 이연복 '코 대신 마음으로'
  • 이수진 기자
  • 승인 2016.07.18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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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이수진 기자] 결핍을 극복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우리들 마음에 남는다. 중식의 대가로 사랑받는 이연복의 이야기다.

그는 화교 출신 집안의 3남 2녀중 둘째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학교를 그만 두었다. 어려운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였다. 꿈을 담은 책가방 대신 중국집에서 배달통을 들었다. 당시는 요즘 철가방이 아닌 나무로 만든 배달통이라 지금보다 훨씬 무거웠다. 13살부터 허리 펼 틈 없는 고달프고 서러운 노동이었다. 그렇게 5년 만에 드디어 중국요리를 배울 수 있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그는 스물두 살에 대만 대사관에 최연소 주방장으로 들어갔다. 열심히 일했다. 기쁨도 잠시였다. 축농증이 있던 그는 대만대사의 권유로 축농증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유증이 심했다. 매일 메뉴를 바꿔야하는 주방일을 하기에도 바빠 후유증 치료시기를 놓쳤다. 먹고 살기 바빠 자기 몸을 챙길 여력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후각을 잃어버렸다. 그는 냄새를 전혀 못 맡는다. 벌써 30여 년이 되었다.

요리사에게 후각의 상실은 상상하기 어려운 약점이다. 요리사는 재료의 신선함과 음식의 맛을 냄새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후각을 잃은 그는 촉각으로 냄새를 맡는다. 만두를 찔 때도 코 대신 손이 만두 냄비로 간다. 만두가 익으면 수증기가 뽀송뽀송하고 덜 익었을 때는 수증기가 끈적끈적하다는 점으로알 수 있다. 음식이 상했나 안 상했나를 구분할 때도 손으로 만져봐서 안다.

이 사연은 음악의 거장 베토벤을 떠올리게 한다. 베토벤은 들을 수 없음에도 수 많은 명곡을 남겼다. 이연복 쉐프도 냄새는 못 맡지만 맛있는 요리를 선물하고 있다. 아마도 그는 요리에, 부족한 오감 대신 정성과 노력이란 재료를 더 넣기 때문일 것이다.

출처: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이연복 편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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