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옛 영화(榮華)’가 한 눈에...‘영화동’ 사진전 개최
‘군산의 옛 영화(榮華)’가 한 눈에...‘영화동’ 사진전 개최
  • 정지은 기자
  • 승인 2016.07.1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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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당미술관 9일부터 8월 말까지...70여 작품 선봬

[화이트페이퍼] 군산 원도심의 시간과 공간을 조망하는 사진전이 7월 9일부터 8월 말일까지 영화동 이당미술관과 인근 거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 근대사에서 비교대상을 찾기 힘든 특수한 역사를 지닌 동네의 이름에서 모티브 얻어 <영화동 사진전>으로 정했다.

군산 내항을 마주보는 도심부인 영화동(永和洞)은 116년 전 개항 당시 조성된 구시가지의 중심부로 특히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한 공간이다. 최근에는 월명동과 함께 군산근대문화역사 지구의 주요 축으로 각광받기도 하지만 실상은 도시의 확장 탓에 변두리로 밀려난 지역. 지난해 5월 버려진 목욕탕을 개보수해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킨 이당미술관은 영화동의 특수성과 그 이후의 삶의 보편성에 주목해 ‘동네 이름’을 앞세운 사진전을 기획했다.

<제1회 영화동 사진전> 디렉터는 군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신석호 작가. 2010~2011년 군산아트레지던시 디렉터를 거치는 등 지역기반 예술프로젝트를 다수 기획한 경험을 갖고 있다. 신 감독은 “이번 전시는 지역적 삶의 특수성에 기반을 긍정적 요소를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여러 도시에서 경쟁적으로 진행되는 지역연구나 도시 재생에서 예술가의 시선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이번 작업에 참여한 작가는 감독포함 총 10명. 주로 도시의 지역적 특수성에 기반을 둔 작업을 펼쳐 온 김영경, 양지영, 전영석, 김성윤, 최창재 등 사진작가 5명과, 영상미디어 실험작가 정상용, 그리고 경희사이버대 민경배 교수, 서울대 대학원 박애란, 군산지역 영상창작단 큐오브이 등 이 초청작가로 참여해 70여 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전반적으로 참여 작가들은 급격한 변화 속에 놓인 영화동을 중심으로 구도심의 모습 속에서 변화하는 것과 남겨진 것이 혼재된 상황에 주목했다. 군산이 지나온 시간의 흔적을 건물의 파사드(정면부)를 통해 추적한 양지영 작가는 “건물 역시 우리와 항상 함께 변하는 존재”라면서 “이번 프로젝트는 사진의 기록적 속성에 충실하면서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윤 작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 도시와 공간의 의미를 재탐색했고, 최창재 작가는 신도시와 구도심을 대비하는 작업을, 전영석 작가는 바다 인근 산업 현장의 일상을 기록하며 도시의 시공간을 외부인과 내부인의 경계에서 추적해 들어갔다.

이밖에도 도시의 역사와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일상에 주목한 박애란 작가와, 현직 사회학자의 관점으로 최근 급속히 관광객만을 위한 공간으로 변질되는 군산의 현실을 되짚어본 민경배 작가의 시선 등 다양한 관점을 모았다.

이번 전시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 신 감독은 “예술이 곧바로 도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역적 삶의 특수성에 기반을 둔 긍정적 요소를 찾아내고 이를 미학적 언어와 연결지어 다른 도시 연구와 비교할 수 있는 근거를 찾고자 한 것”이라고 밝혔다.

9일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작가와의 대화를 비롯해 민경배 교수의 ‘군산의 도시재생과 외부인의 시선’ 신석호 작가의 ‘도시의 문화적 재생과 예술’ 그리고 ‘근대문화재로서의 가능성을 지닌 군산의 방범창’에 대한 짤막한 강연도 진행된다.

일부 작품은 영화동 거리 빈 벽 곳곳에 전시되기도 한다. 미술관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월·화요일은 휴관이다. 문의☎ 063.446.5903 홈페이지:www.yidang.org.

*영화동은?

군산 영화동(永和洞)은 117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지닌 근대문화도시다. 117년 전 군산이 개항하면서 생긴 첫 도시. 금강하구 내항과 바로 맞닿아 있는 이 공간은 근대화 초기에는 제국주의 자원탈취의 1번 도시로 기능했고, 해방 이후에는 미군 부대 군인들을 위한 유흥의 장소로 활용되기도 했으며 동시에 낯선 외국문물이 수입되는 창구로 기능하기도 했다. 군산에서 가장 많은 돈이 오가는 동네이자 가장 많은 외국인들이 살던 이 동네의 이름은 ‘영원히 조화롭다’는 永和동이다. 그만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역사적 맥락뿐만 아니라 삶의 현실이 누적되거나 지체된 장소인 이곳은 이번 프로젝트의 중심텍스트가 됐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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