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vs책] `빨리 읽기` vs `천천히 읽기`
[책vs책] `빨리 읽기` vs `천천히 읽기`
  • 북데일리
  • 승인 2008.04.2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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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독서를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실천은 쉽지 않은 법. 이럴 때에는 방법론에 대한 책을 읽는 것만으로 동기부여가 된다.

대표적인 독서법으로는 다독과 정독이 있다. 음독과 묵독도 있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의 경우,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느냐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빨리 읽기와 느리게 읽기, 어느 것이 더 좋은 방법일까?

먼저, 빨리 읽기를 권하는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레버리지 리딩>(미들하우스. 2008). 비즈니스맨들에게 적당할 책이다. 하루 한 권의 비즈니스 책을 효율적, 전략적으로 읽을 수 있는 독서법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 혼다 나오유키는 기업의 경영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적은 노력으로 많은 성과를 올리기 위한 책읽기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1년에 400권이 넘는 책을 읽고, 책값으로 약 1천만 원을 지출한다고 한다. 자신은 물론 주변의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책값 100배 이상의 금융 이익을 얻고 있다고 한다.

저자가 권하고 있는 책읽기 방법론을 몇가지 소개하면 이렇다.

책은 자비로 구입할 것, 교양 도서보다는 경험 도서를 선택하라, 책 읽는 목적을 명확히 한다, 제한시간을 설정한다, 책의 20% 정도만 얻는다고 생각하라, 쓸모없는 책은 버린다, 무조건 1페이지부터 읽지 않는다 등이다.

또한 책에 밑줄을 긋고 귀를 접고, 몇 권을 모아 컴퓨터에 입력하고 버리라고 조언한다. 독후활동이다. 더 중요한 것은 입력한 메모를 철저히 익혀서 실전에 활용하는 것으로,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노하우를 쉽게 빌려쓰라고 권한다.

이런 독서투자가 100배의 이익으로 돌아오는 것은 이러한 반복된 실천 때문이다. 이 핵심 메모에는 경영에 필요한 핵심 노하우가 들어 있고, 이 기억들이 비즈니스의 순발력과 정확한 판단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업무 성과를 비약적으로 높여준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대충 일하면서 많은 성과를 내고, 어떤 사람은 열심히 일만 하는데 성과가 별로 없다면, 당연히 그 사람은 일의 노하우가 부족한 사람이다. 다독을 통해 수많은 노하우로 무장하면 적은 시간에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렇다면, 빨리 있는 것만이 능사인가? 아니다. <책을 읽는 방법>(문학동네. 2008)에서는 느리게 읽기를 강조하고 있다. 주로 소설 등 문학작품을 읽을 때 참고할 책이다.

저자는 히라노 게이치로. 그는 교토대학 재학 중에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한 신세대 작가다. 대학 재학생의 수상은 무라카미 류 이후 23년 만의 일이었다.

그는 문학작품은 빨리 읽지 말기를 권하고 있다.

“왜 소설은 속독을 할 수 없는 것일까? 그것은 소설에 다양한 노이즈가 있기 때문이다. 줄거리에만 관심이 있는 속독자에게 소설 속의 다양한 묘사와 세세한 설정들은 소설에 리얼리티를 부여하기 위한 필요악 정도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설을 소설답게 만들어주는 것 역시 바로 그 노이즈들이다.”

우리는 날마다 대량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현대를 살고 있다. 따라서, 책도 ‘되도록이면 빨리 많이 읽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독서를 즐기는 비결은 무엇보다도 이런 ‘속독 콤플렉스’에서 해방되는 것이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저자는 속독가의 지식은 단순한 ‘기름기’라고 표현하고 있다. 한 달에 백 권을 읽었다느니 천 권을 읽었다느니 자랑하는 사람들은 라면가게에서 하는 빨리먹기 대회에서 십오 분 동안 다섯 그릇을 먹었다고 자랑하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구체적인 방법론 살펴보자.

조사와 조동사에 주의하라, 사전 찾는 습관을 가져라, ‘왜’라는 의문을 갖자, 앞 페이지로 가서 확인하라, 남에게 설명할 것을 전제로 읽는다, 내 처지로 바꾸어본다, 한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읽으라 등이다.

책을 천천히 읽으라고 하는 이유는 책을 빨리 읽으려다보면 자연히 빨리 읽을 수 있는 얄팍한 내용의 책으로 손이 가기 마련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천천히 읽으려 한다면 시간을 들여 읽을 만한, 내용이 있는 책을 선호하게 된다는 것.

저자는 효율성과 숫자에 얽매인 독서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한 독서, 그저 읽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기 위한 ‘겉보기’ 독서가 아닌, 책의 저 깊은 밑바닥까지 탐사해내는 ‘속깊은’ 독서를 권하고 있다.

책을 읽는 것은 저자와의 영적인 만남이다. 보다 많은 저자와의 만나느냐, 아니면 적지만 깊은 관계로 저자와 만나느냐? 결국은 독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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