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정의 소소한 터치] 오해영의 '히든 메시지' 알고 있나요?
[최현정의 소소한 터치] 오해영의 '히든 메시지' 알고 있나요?
  • 최현정 대중스피치전문가
  • 승인 2016.06.20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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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 왜 그러시는데요?”

“왜 맨날 나만 구박 하시냐구요!”

만취된 상태에 머리는 헝클어지고, 혀 꼬부라지는 말투로 상사에게 대드는 모습이 안쓰럽다.

입 소문으로 점점 매니아층을 형성하더니, 종편 자체 최고시청률 달성과 동시에 매회 숱한 화제성을 선보이는 드라마가 있다. tvN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서현진 아니 오해영의 이야기다.

서현진♡에릭 주연의 ‘또! 오해영’.

그동안 청순하고 착하고 보호해주고 싶은 여자 주인공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 드라마는 정반대다. 매번 무시 당하고, 인정 받지 못한 불쌍한 여주인공이다.

거침없이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고, 객관적인 본연의 모습을 인정할 줄 안다. 그래서 마음이 더 가는 캐릭터이다. 세상엔 치이고, 서러운 일을 겪으며 살아가야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니깐.

드라마 첫회의 내용 중 외식사업본부 이사(예지원)가 부하직원인 대리(서현진)를 유난히 구박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사 : “니가 잘한건 뭔데? 매장관리 그지 같이 하고, 결혼 당일에 엎어 버리고."

대리 : "제 결혼 제가 언제 엎던 그게 무슨 상관인데요."

이사 : "기대했어, 호텔 뷔페 저녁부터 굶었어. 아침에 문자 받았지. 취소 됐다고."

이사 : "너 아침 7시에 라면 4개 끓여 먹어 봤어?"

대리 : "잘못했어요."

이사 : "엄청 잘못한거야."...

이 장면을 보고 하루 전날 파혼 당한 대리(서현진)의 가슴 아픈 처지가 십분 이해된다. 반면 결혼취소 문자 받고 아침에 라면 4개 먹은 이사(예지원)의 마음도 느껴진다. 애잔하게 말이다.

결혼취소 당한 사람과 어딜 비교할 수 있냐고 말하겠지만, 전날부터 굶다가 아침에 라면4개 끊여 먹는 자신의 모습이 누구보다 처량했을 것이다. 뷔페를 기대했던 순간이 무너짐으로써 나도 모르는 사이 본능적으로 미움의 싹이 트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 후 파혼을 들먹거리며 구박한 횟수도 9번이다. 하지만 회식자리에서 상사(예지원)가 히든 메시지를 꺼내는 순간 부하직원(서현진)은 아무 말 없이 "잘못했어요"라고 말한다. 진심으로 사과를 청했다. 그럼 앙금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것이었을까?

일을 하다 보면 유독 나를 괴롭히는 상사가 있다. 같은 공간에서 숨 쉬기 조차 불편한 존재가 있기 마련인 것이다. 그럴 때 1차원적으로 나의 업무능력, 업무의 성실성이 기본이 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한테만 이럴까? 왜 나만 구박하고 그래..." 이런 생각이 든다면 괴롭히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제각기 사정과 상황이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주고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군가 나를 구박하고 미워한다면 그 사람의 ‘히든 메시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가 생겼을 때 ‘히든 메시지’를 알기 위해서는 변화에 도전해야 한다. 원래 사람은 큰 문제보다 사소한 것에 삐치고 마음 상하기 마련이다. 단지 뷔페 못 가서, 혼자 라면 끊여먹어야 하는 처량한 상황처럼 말이다.

직급과 나이에 상관없이, 최면치레 안하고 사소한 문제를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또 그것을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상대의 태도도 중요하다. 쌍방향의 상황과 마음이 전달이 될 때, 진정한 ‘히든 메시지’를 찾을 수 있다. 그래야 얽혀버린 실마리를 풀어낼 수 있는 것이다.

“왜 나만 괴롭혀! 왜 나한테만 이러는 거지?" 이런 생각을 품게 만드는 상대가 있다면, 그 또는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자. 그리고 그 속의 ‘히든 메시지’를 찾아보시길...

오늘의 ‘히든 메시지’가 내일의 ‘행복 열쇠’로 변신할 수도 있으니까.

 

*사진출처=tvN '또! 오해영' 방송화면(캡쳐본)

[칼럼니스트 최현정 : (주)라온제나 스피치커뮤니케이션 부원장]

- 전문가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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