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의 발견` 200회...책의 재발견!
`낭독의 발견` 200회...책의 재발견!
  • 북데일리
  • 승인 2008.03.17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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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낭독의 발견’ 김상기 PD

[북데일리] KBS2TV ‘낭독의 발견’이 200회를 맞았다. 방송은 오는 27일 ‘200회 특집’을 선보일 예정이다. 2003년 11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250여명의 출연자가 이 무대를 거쳐 갔다. 문인, 배우, 음악인, 각계 사회 인사 등 출연진 또한 다양했다.

이들을 엮어 준건 바로 `책`이었다. 소설가는 물론 가수, 배우, 음악인 모두 낭독자로 나섰다. ‘낭독의 발견’은 독서진흥은 물론 텍스트의 묘미를 일깨워 준 KBS의 간판 교양 프로그램이다.

200회 특집 준비로 분주한 김상기 PD에게 그간의 이야기와 무대 뒤 사연을 들어봤다. 김 PD는 ‘재즈 클럽’ ‘시간 속의 향기’ ‘객석과 공간’ 등의 교양 프로그램을 맡은 바 있다.

"걸어 온 길이 순탄치 않았을 텐데요, 방송시간 대도 여전히 새벽입니다."

- KBS 1TV에서 2006년 11월부터 2TV로 왔습니다. 방송시간도 25분에서 시작해 40분으로 늘었다가 지금은 30분으로 되는 등 변화를 거쳤어요.

‘낭독의 발견’은 비주얼적으로 화려하진 않습니다. 담담하게 진정성을 좇으려는 낭독의 포맷에 오히려 사람들은 의아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죠. 그래서인지 때때로 개편 때 마다 압박(?) 아닌 압박을 받기도 했어요. 시청률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도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꿋꿋하게 200회를 맞았습니다. ‘낭독의 발견’을 사랑해 주시는 시청자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낭독 무대에서 소개된 이야기들은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어요. 이번 200회를 기념해 세 번째 책도 곧 출간될 예정이에요.

“200회 특집을 맞는 소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 제작진은 항상 출연자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해왔습니다. 출연자들의 삶이 녹아든 텍스트를 낭독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에요. 한 회당 5 편 정도의 낭독을 하니, 꽤 많은 양을 낭독한 셈입니다.

그 동안 많은 스텝들이 <낭독의 발견>과 함께 했어요. 예전 스텝들은 “100회까지 갈 수 있을까?”라는 말을 농담처럼 나눴다는데 벌써 200번째 생일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200회 특집은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나요.”

- ‘낭독의 다양한 변주’를 주제로 준비하고 있어요. 소설가 황석영, 배우 손숙, 시인 도종환, 가수 호란이 출연자로 나옵니다. 199회를 걸어오는 동안, 낭독무대에 진한 울림을 전했던 출연자를 다시 모셨어요.

황석영 소설가의 <바리데기>를 소리꾼 조정희의 진양조, 중중모리 사설과 어울려 내고, 배우 손숙은 시와 발레가 함께 하는 무대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도종환 시인은 플래시 애니메이션과 낭독을 펼치고, 호란은 김소월의 시 `개여울`을 노래 혹은 시로 낭독의 다양한 모습을 선보입니다.

200회를 함께 한 시청자도 초대해요. 녹화장을 자주 찾으면서 200회를 꾸준히 지켜 본 시청자인데, 산후조리원에서 일하면서 신생아들에게 `시`를 낭독해 주는 독서광이죠.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78회에 출연한 가수 인순이의 방송이 많이 회자됐어요. 당시 상황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인순이는 ‘THE WAY WE WERE’를 흥얼거리면서, 힘들었지만 아름다운 시절을 추억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어머니 이야기가 나오자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더 이상 노래도 할 수 없었고 목소리는 완전히 잠겨서 스탭들도 당황했죠.

결국 인순이는 부르려고 했던 `거위의 꿈`을 `낭독`으로 대신했어요. 낭독은 눈물과 울음으로 버무려졌고요. 낭독이 끝나자 그녀는 "여러분, 저에게 박수쳐 주셔야 해요."라고 말했어요. 텅 빈 스튜디오에서 스텝들의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방송 후, 홈페이지의 게시판에는 수백 개의 글들이 올라왔어요. "여러분, 저에게 박수쳐 주셔야 해요."는 모 CF에 삽입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들과의 궁합은 어땠나요.”

- 초대 진행자 송선미는 상대방을 무장 해제 시키는 순수함이 묻어났어요. 후임자인 정지영 아나운서는 감칠맛 나는 진행을 보여줬고요. 최근까지 진행을 맡은 황수경 아나운서는 담담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그리고 안정감 있는 진행으로 낭독의 색깔을 만들어냈습니다.

황수경 아나운서의 출산으로, 지난 13일부터 최원정 아나운서가 함께 하게 됐어요. 최원정 아나운서도 낭독의 아날로그적 매력에 푹 빠져있죠.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시죠.”

- 인터넷 검색창에 ‘낭독의 발견’으로 검색해 보니 팬 카페가 두 개나 생겼더라구요. 애청자 분들께서 자발적으로 만들어 주신 거라 더 소중하죠. 많은 분들이 방송시간이 심야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해 주셨으니까.

언제나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200회를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시청자들의 힘이죠. 그 사랑은, 아마 각박해져만 가는 세상 안에서 조금이나마 쉼표를 찍고 싶은 현대인의 마음 때문일 듯해요.

앞으로도 낭독의 원형을 잃지 않으면서, 다양한 낭독의 모습들을 보여줄 계획이에요. 낭독을 통해 가슴 저편에 묻어둔 그리움과 추억을 함께 나누고 싶어요.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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