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맞춤형보육 시행 코앞 누구를 위한 제도?
[신간] 맞춤형보육 시행 코앞 누구를 위한 제도?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5.09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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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힘> 텐게 시로 지음 | 장현주 옮김 | 오리진하우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최근 맞춤형보육을 시행을 앞두고 사회적 논의가 뜨겁다. 수요에 따라 0~2세의 경우 종일만, 맞춤반, 시간제 보육, 시간연장보육 등 다양한 보육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외친다. 만약 이대로 맞춤형보육제도가 시행된다면 보육료는 종일반의 80%만 지급되고 교사 인건비는 고스란히 운영자의 몫이다. 게다가 입소대기 시스템으로 어린이집은 맞춤반이나 종일반을 알맞게 편성하기 힘든 실정이다. 한마디로 맞춤반과 종일반 아이들이 섞여 운영될 수 있다는 말이다.

영아들에겐 이런 환경이 상처가 될 수 있다. 부모가 아이를 데리러 가는 원의 경우 벨을 눌러 방문을 알린다. 아무리 말을 못하는 영아들도 누군가 데리러 왔다는 신호라는 사실을 안다. 누구는 집에 가고 누구는 남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정책의 기저에는 예산 부족이라는 원초적인 문제도 있지만, 한국 사회의 풍조도 한몫한다. 예부터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엄마의 의무이고 아이에게 엄마의 애정이 필요하며 적어도 만2세까지는 가정 육아가 더 좋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이런 환경에 직장맘들은 죄스러움을 안고 산다. 육아를 포기하면서까지 돈을 번다는 비난 어린 시선 때문이다.

<살아갈 힘>(오리진하우스.2016)에 따르면 이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지적이다. 가정에서만 육아하는 것이 반드시 좋지만은 않다. 매일 아이와 부대끼는 엄마는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영상매체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일방적 자극, 텔레비전 시청이라는 가장 나쁜 환경이 가정 내에서 연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책은 육아에도 상당히 전문적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모든 어린이집이 전문적인 기술을 100% 갖춘 것은 아니지만, 유아기에 뇌를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시기에 따른 적절한 환경이 필요하다. 물론 부모가 충분한 교육을 이행할 수 있다면 가정교육도 좋지만, 어린이집의 체계적인 활동을 매일같이 제공하기 어렵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전문가가 있는 어린이집이라면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또한, ‘주는’ 교육을 버리고 ‘끌어내는’ 교육을 통해 학력붕괴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처럼 개성과 창의성을 죽이는 틀에 박힌 지식만 ‘주는’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고 충분한 애정과 자유를 보장해 자연스럽게 성장하며 가치관을 정립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

교육을 담당하는 부모와 교사가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인 현실이 바탕이 된다면 책이 주장하는 ‘끌어내는’ 교육의 현실화는 긍정적이다. 모두에 이로운 현실적인 정책이 절실하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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