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채무보증 ELS 불건전 영업 집중점검 한다며 “기준은 없다”는 금감원
[이슈] 채무보증 ELS 불건전 영업 집중점검 한다며 “기준은 없다”는 금감원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6.04.28 1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점점검 대상 설명하며 “상식으로 보겠다..현장검사는 힘들다” 아리송 답변 속출
▲ 금융감독원 민병현 부원장보가 '2016년 금융투자회사 중점검사사항'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말 24조원을 훌쩍 넘긴 금융투업계의 채무보증 상태를 집중 점검한다. 투자자들에 수조원 손해를 끼친 ELS(주가연계증권) 관리 실태도 들여다 본다. 신설 자산운용회사 등 금융투자사들의 불건전 영업행위 적발에도 나선다.

이들 점검 내용은 올해 금융투자업계 감독과정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겠다고 열거한 것들이다. 하지만 세부 계획과 구체적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없다"거나 "올해 안엔 힘들다" 또는 "우리가 다 검사하거나 확인할 수는 없다"는 답변을 내놓아 빈축을 샀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올해 중점 검사 역시 '보여주기식' 점검에 그칠 가능성을 거론하는 여론이 고개를 들었다. 28일 금융감독원이 '2016년 금융투자사 중점 점검 사항' 발표로부터 비롯된 일이다.

■ "채무보증 비중 명확한 기준 없지만 상식으로 들여다 보겠다"

채무보증 이슈는 중소형 증권사 여러 곳의 채무 보증이 급격히 늘었고 자칫하면 부실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증권사 채무보증 포트폴리오를 분산하지 못하고 PF대출 등 부동산쪽에만 60% 넘게 쏠려 있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됐을 때 잘못되면 채무 보증을 섰던 증권사가 자금을 대신 내줘야 하고 한꺼번에 이런 사태가 몰리면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터였다. 

금감원은 채무 보증 포트폴리오를 분산시키도록 독려해 '부동산' 쏠림 현상으로 인한 리스크를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증권사 채부보증에 대해 경영지도를 할 법적 근거가 있는지 여부와 명확한 기준 설정을 둘러싼 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날 설명에 나선 금감원 민병현 부원장보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건 아니지만 외국 감독당국도 법으로 감독하는 게 아니라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들여다본다”고 답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 ELS 적정성? "현장검사 힘들고 서류로 분석, 증권사 답변 수긍할만"

투자자들에 수조원의 손실을 가져다 준 ELS(주가연계증권) 등 복합 금융상품 설계·운용·관리의 적정성을 따져보겠다고 나섰다. ▲ELS 등 업무 관련 의사결정 과정의 적정성 ▲ELS 헤지운용한도 준수여부 ▲ELS 가격결정 변수 변경 절차의 적정성 등이 점검 대상이다.

그런데 이번엔 실태점검을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각 증권사 ELS 관리 상태가 상황마다 큰 차이가 날 수 있는데 어떤 기준을 가지고 보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헷지를 어떻게 하라는 가이드라인은 없으며 발행회사가 부채를 운용하는 과정을 우리가 모두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모 증권사가 ELS 손실로 수조원을 본 원인을 파악했느냐는 질문에 민 부원장보는 "서류를 제출받앙 분석했는데 손실을 본 이유에 대한 해명내용 중에는 감독원이 수긍할 만한 게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증권사의 ELS 리스크 관리가 적정했나, 한도설정 적정했나 하는 문제는 회사마다 헷지방법이 달라 파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신생 운용사 불건전 영업 검사 "올해 안에 어려워, 업계 스스로 잘 해야"

또한 금감원은 사모펀드 규제 완화로 인한 신설 자산운용사 급증에 따른 펀드 난립,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도입으로 인한 금융권역간 투자 일임 경쟁 심화에 따른 불건전 영업행위를 점검한다고 했지만 미덥지 못한 태도를 보였다.

신설 자산운용사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올해안에 모두 점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민 부원장보는 "자산운용사 60군데, 증권사가 수 십 곳인데 일년동안 금감원이 어떻게 모든 곳을 가나. 가면 좋을텐데 현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감원이 언제 검사에 들어갈지 비밀에 붙이면 금융투자사들이 스스로 불건전 영업행위를 하지 않는 것을 원한다"며 "검사 대상회사와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