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포토] 철창에 갇힌 아이... 10대를 위한 불온서적
[북포토] 철창에 갇힌 아이... 10대를 위한 불온서적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4.25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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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빨간책> 소렌 한센·제스퍼 젠센·보 단 안데르센·공현(해설)지음 | 목수정 옮김 | 레디앙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철창 안에 눈물을 흘리는 아이가 갇혀 있다. 철창을 붙잡은 두 손과 얼굴 정 중앙을 가르는 철창살이 빨간 배경과 맞물려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10대를 위한 빨간책>(레디앙.2016)이란 제목도 마찬가지다.

‘빨간책’하면 불온서적이 떠오른다. 그런 금서들 가운데 알고 보면 명서인 경우가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경우다.

책은 프랑스 68혁명이 일어난 1968년 이듬해 출간됐다. 출간 직후 영국 정부는 이 책을 몰수했고 교황은 책이 비도덕적이라며 비난했다. 출판사는 이에 맞서 인권재판소에 제소했지만 패소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책을 내고 감옥에 갔다. 권위주의적이고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에 항거하고 스스로 힘을 조직해 저항하라는 책의 핵심 메시지 탓이다.

너무나 진보적인 메시지는 청소년들이 학교생활 중 경험할 수 있는 일에 대한 대안과 대책을 일러준다. 가령 선생의 교수법이 재미없다거나 개선될 부분이 있다면 학생들 스스로 나서서 개선하라 조언한다. 만약 집단행동과 같은 강경한 방법을 동원할 경우 주의해야 할 부분까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이뿐만 아니라 대부분 청소년들이 한 번쯤 고민했을 섹스, 피임, 낙태, 동성애 등의 선정성과 성관계, 음주와 흡연 같은 문제도 다룬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보고 대할 것인지 구체적인 정보제공과 조언이 담겼다.

오래전에 출간된 책이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한국사회가 여전히 복종이 미덕인 까닭이다. 주눅이 든 우리나라의 미래, 10대들이 이 책을 통해 불의에 저항하고 때론 집요하게 묻고 따질 줄 아는 강단 있는 어른으로 자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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