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생텍쥐페리, 쇼펜하우어, 나쓰메 소세키 '인간이 싫어'... ‘인간 알레르기’
[책속의 지식] 생텍쥐페리, 쇼펜하우어, 나쓰메 소세키 '인간이 싫어'... ‘인간 알레르기’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6.04.08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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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오카다 다카시 지음 |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 하지만 그 인간관계 때문에 고통을 겪는 일이 허다하다. 수시로 상대방에 대한 거부감과 미움이 느껴진다.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수치심과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나만 겪는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면 치료할 수 있다.

일본의 정신과 의사 오카다 다카시는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동양북스. 2016)에서 사람이 싫은 증상을 ‘인간 알레르기’라고 칭하며 몇 사람의 예를 들려준다.

먼저, 우리의 영원한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다. 그는 어릴 때부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즉 ADHD를 안고 있는 아이였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일쑤여서 아무도 그를 통제할 수 없었다. 그는 주의가 산만하고 정리 정돈에는 젬병이었다. 일처리도 서툴렀고 성적도 좋지 않았다. 그는 학교에서 문제아 취급을 받았고, 더욱 반항적인 아이로 자라났다.

비행기 조종에도 서툴렀던 그는 치명적인 실수를 해서 추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조종사 일을 찾아 전 세계를 방랑했다. 결국 2차 세계대전 중 지중해 상공에서 교신이 끊긴 채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염세철학의 대명사인 쇼펜하우어도 있다. 그는 평생 동안 어머니를 증오했다. 그의 어머니는 사교와 예술에는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양육에는 무관심해서 아들을 자주 방치했다. 당연한 결과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늘 우울하고 신경질적었다. 그는 자신보다 스스로의 즐거움을 우선시하는 어머니를 증오했다. 어머니가 자신과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애인과의 관계 때문에 우울해하자 그는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했다.

“아버지가 자살한 건 모두 당신 때문이야!”

그날 이후 두 사람은 의절했고 평생 다시는 만나지 않았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유명한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도 인간 알레르기 였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어느 집의 양아들로 보내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한 살 반 때 다시 또 다른 집에 양아들로 보내져 일곱 살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하지만 양부모의 사이가 나빠져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친부모는 그를 애물단지 취급했다. 그는 부모에게 정을 느끼지 못했다. 양가와 본가 사이에서 호적을 되찾는 문제로 분쟁까지 일어났다. 그는 주눅이 든 채로 성장했다. 평생 고독감에 사로잡혔고 자기 부정에 시달렸다.

인생이 불행하다고 느껴진다면 ‘인간 알레르기’가 아닌지 의심해보고 치료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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