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 나는 한국인의 문화> 정경조·정수현 지음 | 삼인
[화이트페이퍼=김시은 인턴기자] 우리글에 ‘신명 난다’, ‘신바람 난다’라는 말이 있다. 신명은 자기 흥에 겨워 빠진 상태를 뜻한다. 이는 공동체적 삶을 사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한국 특유의 정서로 자리매김했다.
그 예가 마을 잔치다. 아무개집 아들이 좋은 대학교에 합격하면 마을에서 잔치를 연다. 마을 공동체 안에서 아무개집 경사는 우리의 경사가 된다.
신명의 기능은 기쁠 때보다는 힘들거나 슬플 때 빛을 발한다.
노동요가 그렇다. 함께 모내기나 고기잡이같은 고된 작업을 할 때는 다 같이 노동요를 부르며 일을 했다. 우리나라에는 유난히 노동요가 많다. 남부민요 <농부가>, <육자배기>, <진도아리랑>, <강강술래>, <흥타령>도 노동요에서 나왔다.
‘풀이 문화'도 마찬가지다. 한국인은 맺힌 것을 한풀이, 분풀이로 푼다. 사실 시원하게 고함을 지르고 신명나게 논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막걸리 한잔, 노래 한 곡으로 이내 고통을 벗어버린다.
<살맛 나는 한국인의 문화>(삼인.2016)에서 신명은 한국인이 고통을 이겨내고 희망을 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행복해서 웃는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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